[조경칼럼] 겨울 조경 월동보호, 자재보다 먼저 막을 피해를 정해야 한다

늦었다고 손 놓을 때가 아니다, 도로변 화단의 실제 마감선은 첫 제설이다

염해, 찬바람, 줄기 동해, 뿌리 동결, 네 가지 피해가 자재를 정한다

피해 지도로 대상과 물량, 설치 순서와 해체 시기까지 한 번에 정리한다

 

 

[조경칼럼] 겨울 조경 월동보호, 자재보다 먼저 막을 피해를 정해야 한다

 

 

 

겨울 조경 월동보호는 볏짚을 얼마나 두껍게 감느냐가 아니라 어떤 피해를 막을지 먼저 정하는 일이다. 도로변 관목은 제설제 염해, 북서풍을 받는 상록관목은 찬바람과 건조, 수피가 얇은 나무와 가을 이식목은 줄기 동해, 지피식물과 화분은 뿌리 동결이 먼저다. 피해를 정하면 바람막이, 섬피, 녹화마대, 왕겨 가운데 무엇을 얼마나 준비할지와 설치 순서가 함께 정해진다.

 

11월 중순이 되면 관리사무소와 시설 담당자에게서 같은 질문이 나온다. “지금 월동 작업을 해도 늦지 않습니까?” 산림청은 수목의 겨울 추위 대책을 10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 마치도록 안내해 왔다. 달력만 보면 조금 늦은 편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가장 큰 피해를 만드는 제설제는 첫눈과 함께 뿌려진다. 도로변 화단의 실제 마감선은 달력이 아니라 첫 제설 작업이다. 지금 손을 놓으면 겨울 내내 염화칼슘 섞인 눈이 화단으로 튀고, 그 피해는 봄이 되어서야 드러난다.

 

그래서 이번 칼럼부터 네 차례에 걸쳐 월동보호를 정리한다. 오늘은 전체 판단 순서를 다루고, 이어서 도로변 바람막이와 염해 방지, 잠복소와 섬피를 이용한 관목·지피식물 보호, 수목 줄기감기를 차례로 다룬다. 네 편을 관통하는 기준은 하나다. 자재 목록을 만들기 전에 단지의 피해 지도를 먼저 그린다. 어느 화단이 도로와 맞닿아 있는지, 어느 모서리에 바람이 몰리는지, 올가을 어떤 나무를 새로 심었는지를 표시하면 필요한 자재는 그다음에 저절로 좁혀진다.

 

 

월동보호의 출발점은 품목 이름이 아니라 피해 유형과 위치다.

 

 

볏짚 바람막이로 두른 해안 공원 화단과 섬피를 덮은 바닥
해안 공원 화단을 볏짚 바람막이로 두르고 바닥을 섬피로 덮었다. 바람과 염분, 지면 동결을 한 번에 줄이는 구성이다. (사진=가든24몰)

 

 

 

첫째, 겨울 피해는 네 가지로 나눠 본다

 

겨울 조경 피해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염해다. 제설제가 섞인 눈과 물보라가 잎과 줄기에 닿거나, 녹은 물이 화단 흙에 스며들어 뿌리를 상하게 한다. 둘째는 찬바람과 건조다. 상록수는 겨울에도 잎으로 수분을 내보내는데, 땅이 얼어 뿌리가 물을 올리지 못하는 상태에서 찬바람을 계속 맞으면 잎이 마르고 갈색으로 변한다.

 

셋째는 줄기 동해다. 수피가 얇은 나무는 낮에 햇볕을 받아 데워졌다가 밤에 급격히 얼기를 반복하면서 껍질이 터지거나 들뜬다. 넷째는 뿌리 동결과 눈 피해다. 얕게 뿌리를 내린 지피식물과 화분은 흙이 얼었다 녹으며 들뜨고, 가지가 벌어진 나무는 젖은 눈의 무게에 가지가 꺾인다.

 

이 네 가지는 막는 방법이 서로 다르다. 염해는 도로 쪽 면을 연속으로 차단해야 하고, 찬바람은 바람이 들어오는 방향을 막아야 한다. 줄기 동해는 줄기를 감싸 온도 변화를 줄여야 하고, 뿌리 동결은 지면을 덮어야 한다. 같은 볏짚 제품이라도 어느 피해를 막기 위해 쓰느냐에 따라 높이와 형태, 설치 위치가 달라진다.

 

 

염해, 한풍과 건조, 동해, 뿌리 동결과 설해별 대상과 자재, 시공 핵심을 정리한 표
피해 유형별로 대상 위치와 자재, 시공 핵심이 달라진다. (그래픽=필자 정리)

 

 

 

둘째, 모든 나무를 감쌀 필요는 없다

 

월동보호는 단지의 모든 나무를 똑같이 감싸는 작업이 아니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중부지방에서 오래 자라 온 소나무, 향나무, 단풍나무, 느티나무 같은 수종은 별도의 월동 대책이 필요하지 않다. 다만 같은 수종이라도 가을에 옮겨 심었거나 아직 어린나무라면 사정이 다르다. 뿌리가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에서 첫 겨울을 맞기 때문이다.

 

반대로 배롱나무, 감나무, 모과나무, 동백나무, 수국, 남천처럼 남부지방에서 주로 자라던 수종은 중부지방에서 월동 대책이 필요하다. 여기에 위치 조건을 겹쳐 본다. 건물 사이로 바람이 몰리는 통로, 해가 거의 들지 않는 북측 화단, 도로와 맞닿은 가로화단은 같은 수종이라도 피해 위험이 크다.

 

도로변이라면 수종의 염분 내성도 함께 본다. 국립수목원 자료는 칠엽수, 산벚나무, 이팝나무, 느티나무, 산딸나무를 염화칼슘에 약한 나무로, 소나무와 은행나무, 스트로브잣나무를 상대적으로 강한 나무로 분류했다. 약한 수종이 도로변에 있다면 바람막이 설치 순위를 앞으로 당긴다.

 

 

 

셋째, 도로변은 염해가 1순위다

 

겨울철 도로변 화단에서 가장 흔하고 늦게 발견되는 피해가 제설제 염해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2026년 2월 발표에서 제설제 피해를 입은 이팝나무 잎의 염소 농도가 건전한 나무보다 최소 10배에서 최대 39배 높았고, 왕벚나무는 염화칼슘 10% 처리에서 생존율이 33%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런 피해가 겨울에는 잘 보이지 않다가 봄에 잎눈이 마르거나 잎 가장자리가 갈변하면서 드러난다는 점이다.

 

도로와 화단 사이에 바람막이를 세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높이 45cm 안팎의 볏짚이나 왕골 바람막이를 도로 쪽 면에 연속으로 세우면 제설 차량과 보행로에서 튀는 염분 섞인 눈이 관목에 직접 닿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물보라가 심한 차도변에는 볏짚 바깥면에 비닐을 덧댄 비닐바람막이를 써서 염화칼슘 섞인 물이 짚을 통과하지 못하게 한다.

 

바람막이를 세웠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제설제를 가로수와 먼 보도 중앙 위주로 뿌리고, 제설제가 섞인 눈을 나무 아래에 쌓아 두지 말 것을 당부했다. 자재로 막는 일과 운영으로 줄이는 일이 함께 가야 한다. 바람막이의 말뚝 간격과 결속 방법, 물량 계산은 다음 편에서 자세히 다룬다.

 

 

소나무를 심은 벽돌 플랜터 상부를 볏짚 바람막이로 두른 모습
플랜터 상부를 볏짚 바람막이로 두른 사례. 보행로 쪽 제설 물보라와 찬바람을 함께 막는다. (사진=가든24몰)

 

 

 

넷째, 자재는 피해별로 묶어서 고른다

 

피해 지도를 그렸다면 자재를 피해별로 묶는다. 염해와 찬바람에는 바람막이가 기본이다. 볏짚은 가장 널리 쓰이고, 왕골은 결이 촘촘해 깔끔한 외관이 필요한 곳에 쓰며, 비닐바람막이는 차도변처럼 물보라가 직접 닿는 곳에 쓴다. 높이 90cm 안팎의 섬피는 키가 큰 관목이나 넓은 면을 덮을 때, 이엉은 관목 위를 지붕처럼 덮어 눈과 바람을 막을 때 쓴다.

 

줄기 동해에는 녹화마대와 쥬트로프, 동해방지밴드, 보온덮개를 쓴다. 뿌리 동결에는 왕겨와 볏짚, 가마니를 지면에 덮고, 작은 관목과 화분은 꼬깔 형태의 볏짚을 씌우기도 한다. 고정에는 나무말뚝과 쇠말뚝, 결속에는 쥬트로프가 기본이다.

 

나무 줄기에 두르는 잠복소는 벌레집, 해충포집기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해충 방제 효과를 두고는 이견이 있지만, 겨울 단지의 경관을 정돈하고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지금도 많이 쓰인다. 어떤 목적으로 쓰는지 분명히 하고 봄 철거 계획까지 함께 세우면 된다. 잠복소와 섬피를 이용한 관목·지피식물 보호는 세 번째 편에서 다룬다.

 

 

바람막이 볏짚, 비닐바람막이, 섬피, 잠복소, 쥬트로프, 이엉, 동해방지밴드, 왕겨
현장에서 많이 쓰는 월동자재. 같은 볏짚 제품이라도 막을 피해에 따라 높이와 형태가 다르다. (사진=가든24몰)

 

 

 

다섯째, 물량은 길이, 둘레, 면적으로 계산한다

 

월동자재 물량은 감으로 정하면 반드시 남거나 모자란다. 바람막이는 설치할 구간의 길이를 재고 롤 길이로 나눈다. 20m 롤이라면 실측 길이를 20으로 나눈 뒤 모서리 겹침분을 더해 올림한다. 말뚝은 구간 길이를 말뚝 간격으로 나눈 값에 하나를 더하고, 쥬트로프는 말뚝을 위아래 두 줄로 잇는다면 구간 길이의 두 배에 결속 여유분을 더한다.

 

줄기감기는 감을 높이와 그루 수를 곱해 필요한 길이를 구하고, 녹화마대 한 롤의 폭과 길이로 나눈다. 지면 피복은 덮을 면적에 두께를 곱해 부피를 구한다. 산림청 자료는 뿌리 부분을 낙엽이나 왕겨, 짚으로 20~30cm 두께로 덮는 방법을 안내한다. 포대 단위 자재는 한 포대의 부피를 상품 정보에서 확인한 뒤 수량을 정한다.

 

주문 단계에서는 세 가지를 더 확인한다. 롤과 묶음은 개봉하지 않은 단위로 올림하고, 최소 구매 수량이 정해진 품목이 있는지 보며, 부피가 큰 볏짚 제품이 택배인지 화물인지 미리 확인한다. 볏짚과 왕골은 천연 소재라 생산 시기에 따라 색과 밀도에 차이가 날 수 있다. 같은 구간에 쓸 자재는 한 번에 주문하는 편이 외관을 맞추기 좋다.

 

 

구역막을 피해주요 자재물량 산출 기준
도로변 가로화단염해, 찬바람바람막이(볏짚, 왕골, 비닐), 말뚝, 쥬트로프구간 길이 ÷ 롤 길이, 말뚝 간격
북서측 상록관목찬바람, 건조바람막이, 섬피, 이엉노출면 길이와 관목 높이
남부수종, 이식목줄기 동해녹화마대, 쥬트로프, 동해방지밴드감는 높이 × 그루 수
지피식물, 화분뿌리 동결왕겨, 볏짚, 섬피, 꼬깔볏짚면적 × 피복 두께
가지 벌어진 수목눈 무게쥬트로프 결속그루 수와 결속 지점

 

 

 

여섯째, 설치 순서와 해체 시기까지 정해 둔다

 

자재가 도착하면 순서대로 설치한다. 먼저 땅이 얼기 전에 충분히 물을 준다. 상록수는 겨울에도 잎으로 수분을 내보내므로 토양 수분이 부족한 채로 겨울을 맞으면 건조 피해가 커진다. 다음으로 뿌리 주변 피복을 깔고, 줄기감기를 한 뒤, 바람막이와 섬피를 세우고, 마지막으로 눈 무게에 약한 가지를 쥬트로프로 묶는다. 바닥에서 위로,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진행하면 이미 설치한 자재를 다시 풀 일이 줄어든다.

 

줄기를 감쌀 때는 너무 두껍게 감지 않는다. 산림청 자료도 짚을 지나치게 두껍게 싸면 오히려 나무에 해로울 수 있다고 안내한다. 겨울 동안에는 강풍과 폭설 뒤에 결속이 풀린 곳, 바람막이가 쓰러진 곳, 제설제가 섞인 눈이 화단에 쌓인 곳을 점검한다.

 

해체 시기도 미리 정해 둔다. 감싸 둔 짚은 이른 봄에 벗겨야 한다. 너무 늦게 두면 습기가 차고 병해충이 머무를 수 있다. 철거한 볏짚과 잠복소는 현장에서 태우지 말고 수거해 처리한다. 설치일과 함께 해체 예정일을 관리 대장에 적어 두면 봄철 작업 계획도 함께 세울 수 있다.

 

 

오늘 단지를 한 바퀴 돌며 도로와 맞닿은 화단, 바람이 몰리는 모서리, 올가을 새로 심은 나무 세 곳에만 표시를 해 두자. 그 세 곳이 이번 겨울 월동 발주서의 첫 줄이 된다.

 

다음 편에서는 도로변 바람막이를 다룬다. 볏짚, 왕골, 비닐바람막이의 쓰임새와 말뚝 간격, 결속 방법, 물량 계산을 현장 순서대로 정리할 예정이다.

 

본 칼럼은 조경 월동보호에 관한 일반 정보다. 수종별 내한성과 피해 양상은 지역 기후와 식재 위치, 수목 상태에 따라 다르며, 실제 대상 선정과 자재 수량, 시공 방법은 현장 조사와 전문가 판단을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 제품 규격과 판매 단위, 배송 조건은 제조사와 판매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종일_본지전문고문위원, 해찬솔(주) 대표이사, 조경시공 및 조경자재 컨설턴트

 

 

작성 2026.11.08 16:08 수정 2026.11.0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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