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일을 보고 일어났는데 변기 물이 붉게 물들고 덩어리까지 보이면 치질부터 떠올리기 쉽다. 흔히 ‘피똥’이라고 부르는 혈변은 휴지에 선홍색 피가 묻는 정도부터 피가 변에 섞이거나 핏덩이가 따로 나오는 형태까지 다양하다.
이때 먼저 살필 것은 출혈량과 지속 여부, 어지럼증이나 심한 복통이 있는지다. 큰 핏덩이가 나오거나 피가 계속 흐르면 원인을 짐작하며 기다리기보다 바로 응급실로 가야 한다.
혈변을 일으키는 대표 원인 다섯 가지
1. 치핵
흔히 치질이라고 부르는 치핵은 항문 주변 조직이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배변 뒤 선홍색 피가 휴지나 변 표면에 묻거나 변기에 떨어질 수 있다. 항문 안쪽에 생긴 내치핵은 통증 없이 피가 나기도 한다. 평소 치핵이 있더라도 출혈이 반복되거나 양상이 달라지면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한다.

2. 치열
딱딱한 변을 보거나 변비로 힘을 주는 과정에서 항문 피부가 찢어진 상태다. 변이 나올 때 베이는 듯한 통증이 생기고 휴지에 선홍색 피가 조금 묻는 경우가 흔하다. 배변이 끝난 뒤에도 따갑거나 아플 수 있다.
3. 대장 게실 출혈
게실은 대장 벽 일부가 바깥으로 볼록하게 튀어나와 생긴 작은 주머니다. 이곳의 혈관에서 피가 나면 배가 아프지 않은데도 갑자기 혈변을 볼 수 있고 출혈량이 많을 수 있다. 통증이 없더라도 변기 물이 붉어질 만큼 피가 나거나 큰 핏덩이가 보이면 즉시 응급진료가 필요하다.
4. 대장염
장에 염증이 생기면 설사에 피나 점액이 섞이고 배가 아플 수 있다. 장 감염이나 궤양성 대장염 같은 염증성 장질환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열이나 복통이 동반되는지, 설사가 얼마나 자주 나오는지에 따라 필요한 검사가 달라진다. 피가 섞인 설사는 당일 의료기관에 연락해 진료받는 것이 좋다.
5. 대장 용종과 대장암
대장이나 직장에 생긴 용종 또는 암에서도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혈변이 반복되면서 배변 습관이 달라지거나 이유 없이 체중이 줄고 피로가 심해진다면 검사를 미루지 않는다. 피가 선홍색이거나 통증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출혈 부위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큰 핏덩이와 멈추지 않는 출혈은 응급
혈변 덩어리는 언제 응급일까?!! 큰 핏덩이가 보이거나 변기 물이 붉게 변할 만큼 피가 많이 나왔다면 즉시 응급실로 간다. 배변을 마친 뒤에도 피가 멈추지 않거나 출혈과 함께 심한 복통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런 경우에는 다음 배변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피가 나오면서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거나, 식은땀이 나고 피부가 창백해지거나, 의식이 흐려지면 119에 연락한다. 출혈로 혈압이 떨어지는 쇼크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직접 운전하지 않는다. 검고 끈적한 타르 같은 변도 위나 십이지장 등에서 출혈이 생겼을 때 나타날 수 있어 신속히 진료받아야 한다.
소량이라도 반복되는 혈변은 검사 필요
한 번 휴지에 피가 조금 묻었다가 멈췄다면 대량 출혈과 응급도는 다르다. 다만 며칠 사이 다시 피가 나오거나 피가 변 속에 섞여 보이면 양이 적어도 진료를 받는다. 혈변을 본 시점과 횟수, 피의 양과 색, 복통이나 설사 여부를 기록해 두면 진료에 도움이 된다.

항응고제나 아스피린을 복용 중이라면 약 이름과 마지막으로 복용한 시점을 의료진에게 알린다. 진료에서는 증상과 병력을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항문·직장 진찰, 혈액검사, 대장내시경 등을 시행한다. 혈액검사는 빈혈 여부를 살피는 데 도움이 되며, 내시경은 출혈 위치와 원인을 확인하는 데 쓰인다.
혈변이 보이면 출혈량과 몸 상태부터
혈변을 봤다면 먼저 피가 얼마나 나왔는지, 지금도 계속 나오는지, 어지럼증이나 심한 복통이 있는지 확인한다. 큰 핏덩이나 많은 출혈, 멈추지 않는 출혈은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할 신호다. 쓰러질 것 같거나 의식이 흐려지면 119에 연락한다. 피가 소량이고 멈췄더라도 다시 나오거나 배변 습관이 달라졌다면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