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말뚝박기
안녕하세요. 최우주입니다. 새로움을 좇느라 잠시 놓쳐온 우리 사유의 뿌리를 다시 꺼내어 오늘의 언어로 마주해 보는 시간입니다. 빠른 해답 대신 오래 곱씹을 숨결을 건네며 지나온 시간 속에서 오늘을 살아갈 지혜를 찾고자 합니다. 자, 함께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오늘은 어린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온몸으로 즐겼던 말뚝박기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말뚝박기는 여러 아이가 편을 나누어 한쪽은 말이 되고 다른 쪽은 그 말 위에 올라타는 놀이입니다. 말이 되는 아이들은 허리를 굽히거나 서로 몸을 지탱하며 버티고, 다른 편은 일정한 거리에서 달려와 등에 올라탑니다. 말이 무너지거나 올라탄 사람이 떨어지면 승패를 가리기도 했습니다. 지역과 놀이하는 아이들에 따라 규칙과 방식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말뚝박기의 재미는 단순히 힘을 겨루는 데 있지 않았습니다. 달려오는 아이는 속도와 타이밍을 맞춰야 하고, 말이 되는 아이들은 서로의 몸을 지탱하며 버텨야 합니다. 올라탄 사람은 균형을 잡아야 하고, 말이 된 사람은 친구들이 넘어지지 않도록 힘을 조절해야 하지요. 그러니 말뚝박기는 혼자 잘한다고 이길 수 있는 놀이가 아니었습니다. 힘이 센 아이도 친구들과 호흡이 맞지 않으면 쉽게 무너졌고, 몸집이 작은 아이도 요령과 균형 감각으로 제 몫을 해냈습니다. 힘만으로는 부족하고, 요령만으로도 부족했습니다. 함께 버티는 힘이 필요했습니다.
말뚝박기는 몸으로 하는 놀이였지만, 그 안에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배우는 과정도 있었습니다. 내가 버텨야 친구가 올라탈 수 있고, 친구가 조심해야 내가 다치지 않습니다. 나만 잘해서는 안 되고, 함께하는 사람을 살펴야 했습니다. 친구를 등에 태우는 놀이였지만, 결국 서로에게 기대는 법을 배우는 놀이였습니다. 말뚝박기의 말은 사람의 등에 올라타는 대상이지만, 놀이 속에서 말이 된 아이들은 다른 사람을 받쳐주는 역할을 합니다.
평소에는 앞서 달리던 아이가 말이 되어 친구를 받쳐주기도 하고, 몸집이 작은 아이가 다른 친구의 도움을 받아 놀이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역할이 바뀌면 마음도 달라집니다. 올라타는 사람은 버텨주는 사람의 수고를 알게 되고, 받쳐주는 사람은 함께하는 이의 무게를 느낍니다. 어쩌면 이런 경험이야말로 놀이가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작은 배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말뚝박기는 이제 예전 골목에서처럼 흔하게 볼 수 있는 놀이가 아닙니다. 아이들이 모여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고, 놀이의 방식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그러나 친구들과 몸을 움직이며 웃고, 규칙을 만들고, 함께 무언가를 해냈던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늘의 이야기가 그대에게 다다랐다면 지혜의 숲을 거니는 사유의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저는 최우주 기자였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