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보내는 영혼의 편지] 플라톤
안녕하세요. 마음의 쉼이 필요한 그대에게 빛처럼 살다 간 영혼들의 편지를 전하는 영혼지기 ‘자인’입니다. 지금, 이 순간, 그대의 마음이 잠시 비어 있다면 그 틈으로 영혼의 편지를 함께 열어보려 합니다.
오늘은 소크라테스의 제자로서 스승의 죽음을 지켜보았고, 아테네에 아카데메이아를 세워 철학의 큰길을 열었으며, 『국가』와 『향연』, 『파이돈』 등을 통해 인간과 영혼, 정의와 사랑, 진리와 아름다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했던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이 보내온 편지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사랑하는 그대에게.
나는 기원전 5세기 무렵 아테네에서 태어났습니다. 나는 귀족적인 가문에서 태어났고, 당시 아테네의 정치와 사회를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자랐습니다. 젊은 시절의 나는 정치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나라를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정의로운 사회란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나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는 책을 쓰지 않았습니다. 대신 사람을 만나 질문했습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용기란 무엇인가.”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정말 알고 있는가.” 이 질문의 주인공이 나의 스승 소크라테스입니다.
철학은 정답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알고 있다고 믿는 것에 다시 질문하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스승에게 비극이 찾아왔습니다. 소크라테스가 아테네의 법정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것입니다. 나는 그 사건을 통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정의를 말하던 도시가 정의를 묻던 한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때 나는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믿는다고 해서 그것이 진실일까. 다수가 옳다고 말한다고 해서 그것이 정의일까. 눈앞에 보이는 세상이 정말 세상의 전부일까. 나는 그 질문을 평생 품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스승의 죽음은 내가 철학을 바라보는 방식에 깊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나는 철학을 단순한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 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눈앞에 나타나는 수많은 것들 너머에 변하지 않는 어떤 본질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을 나는 ‘이데아’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따로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눈앞에 보이는 것만 진짜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돈이 있으면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높은 자리에 있으면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많이 가지면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는 『국가』에서 동굴 이야기를 했습니다. 밖같 세상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동굴 속에서 벽에 비친 그림자만을 보며 현실이라 믿습니다. 그러나 동굴 밖으로 나가면 자기가 평생 진짜라고 믿었던 것은 실은 그림자였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대도 혹시 동굴 속에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남들이 성공이라고 부르는 것을 성공이라고 믿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대에게 부탁하고 싶습니다. 내 철학을 외우려고 하지 마십시오. 이데아가 무엇인지, 동굴의 비유가 무엇인지 시험 문제처럼 기억하는 것으로 끝내지 마십시오. 대신 그 질문을 그대의 삶으로 가져가십시오. 만약 어느 날 그대가 동굴 밖으로 나와 눈부신 햇빛 앞에 서게 된다면 잠시 눈을 감아도 좋습니다. 진리는 처음부터 눈부신 것이니까요.
진리를 사랑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인간의 길을 열었던 플라톤이 그대에게 이 편지를 띄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