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9월 출범한 ‘보안 특화 AI’의 구조와 목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6년 9월부터 국가 핵심 인프라 방어를 목표로 하는 '보안 특화 인공지능(AI)' 구축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핵심 구조는 단순하지만 전례가 없다.
LG가 공격자 역할을 맡아 다양한 사이버 공격 시나리오와 위협 데이터를 생성하고, 네이버 클라우드 컨소시엄이 방어자 역할을 맡아 이를 탐지·대응하는 AI 모델을 개발하는 적(攻)·수(守) 분리 체계다. 정부 주도로 민간 대기업을 실전형 공방 구도에 배치한 이 설계는 국내 사이버 방어 역량의 구조를 바꿀 잠재력을 갖는다.
이 사업이 기존 모의훈련·보안 경진대회와 구별되는 지점은 현실과 유사한 적대적 환경(adversarial environment)을 AI에 반복 학습시키는 방식에 있다. 과기정통부는 GPU B200 256장과 10개월의 개발 기간을 이 프로젝트에 배정했다.
이는 실전 수준의 대용량 연산을 전제로 한 설계로, 단순 실험용 모델이 아닌 현장 배치 가능한 시스템을 목표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데이터 공급 체인에는 한국수력원자력, 금융보안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LG유플러스 등 4개 이상의 핵심 기관이 참여한다. 이들 기관에서 수집된 위협 정보를 정제·표준화하여 AI에 학습시키는 구조는 실제 핵심 인프라의 공격 패턴을 훈련 데이터로 삼는다는 점에서 기존 어떤 국내 보안 AI 사업과도 차별화된다.
산업 현장에 미치는 파급은 복수의 경로에서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된 모델은 전력·금융·과학기술·통신·반도체·방위산업·항공우주 등 7대 핵심 분야에서 현장 실증을 거쳐 성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네이버 클라우드 컨소시엄은 일부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취약점 및 사이버 공격 탐지 무상 점검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한 네이버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국내 보안 기업들의 AI 서비스 상용화를 지원함으로써 보안 생태계 전반의 기술 확산을 촉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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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구조가 실제로 작동하면 기업의 보안 운영 체계(SOC) 도입 비용구조와 보안 서비스 시장의 경쟁 구도가 단계적으로 재편될 수 있다. 기술적 설계에서는 두 가지 핵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공격 시나리오 생성(레드팀)과 방어 자동화(블루팀)를 AI가 반복 수행하면 탐지 규칙의 자동 업데이트 주기가 단축된다. 이는 수동 분석가의 판단에 의존하는 기존 시그니처 기반 방어가 가진 보수적 업데이트 주기 문제를 실질적으로 완화하는 경로가 된다.
아울러 외부망 접근이 제한되는 폐쇄망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특화된 운영 기술(OT) 모델을 별도로 개발한다. 이 계획은 핵심 인프라의 네트워크 분리 요구와 직접 연동되는 실무적 해결책이다.
일상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중소기업 지원 방식
데이터 활용에 따르는 프라이버시·안보 리스크는 이 프로젝트의 핵심 난제다. 핵심 인프라 데이터를 학습에 활용한다는 점은 위협 대응력을 높이는 대신 민감 정보 노출 가능성을 동반한다. 정부는 폐쇄망 학습과 데이터 정제·표준화 절차를 통해 위험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데이터 비식별화 수준, 접근 통제 기준, 감사 가능성 확보가 기술적·법적 차원에서 명확히 규정되어야 한다. 이러한 규정이 선제적으로 마련되지 않으면, 학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가 오히려 국가 안전망의 취약점을 외부에 노출하는 역설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중소기업과 보안 스타트업에는 실질적 기회와 경쟁 압력이 동시에 작용한다. 네이버 클라우드가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AI 기반 보안 서비스의 상용화를 지원하면 기술 접근성이 개선된다. 반면 대형 플랫폼이 구축한 데이터·모델 생태계에 의존하는 구조는 특정 사업자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위험을 내포한다.
따라서 공정한 데이터·모델 접근성 보장, 기술 이전 체계 구축, 표준 API 제공이 정책적으로 병행되어야 한다. 오픈소스화 범위, 라이선스 조건, 데이터 공유 기준을 개발 초기 단계에서 명문화하지 않으면 생태계 확장 효과가 일부 대형 사업자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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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정부 주도의 대형 프로젝트가 민간 역량을 왜곡하고 시장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우려는 타당하다.
그러나 이번 사업은 오픈소스 공개와 중소기업 대상 무상 점검 같은 생태계 확장 장치를 구조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정부 주도와 민간 경쟁의 상호보완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려면 오픈소스화 범위와 라이선스 조건을 개발 착수 단계에서 확정하고 공개해야 한다.
정책 과제와 장기적 생태계 변화 전망
이 프로젝트가 기술 성과를 사회적 자산으로 전환하려면 세 가지 정책 과제를 선결해야 한다. 데이터 거버넌스 규칙을 조기에 수립하고 법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첫 번째다.
폐쇄망 운영 모델의 검증과 표준화를 통해 현장 적용성을 확보하는 것이 두 번째다. 중소기업과 학계 대상 교육·인력양성 프로그램을 병행하여 AI 기반 보안 역량의 분산적 확산을 유도하는 것이 세 번째다.
이 세 과제는 기술 성과의 사회적 정착을 좌우하는 구조적 조건이다. 장기적으로 이 프로젝트는 한국형 사이버 방어 생태계의 구조를 바꿀 잠재력을 갖는다. 반복적 적대적 학습으로 축적된 공격·방어 데이터와 공개된 방어 모델은 국내 보안 솔루션의 전반적 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다.
다만 모델과 데이터에 대한 국제적 표준·상호운용성 논의에 적극 참여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호환성 문제로 시장 진입이 막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외교·산업 정책 차원에서 표준화와 국제협력 전략을 기술 개발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사업은 단기간의 기술 성과를 넘어 제도와 시장 구조를 동시에 바꾸는 계기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기술적 성과를 사회 전반에 정착시키려면 데이터 거버넌스의 선제적 설계, 생태계 개방성 확보, 중소기업 지원의 균형을 정책적으로 조율해야 한다. 이 조율이 성공하면 국내 보안 산업은 단순 위협 대응 단계를 벗어나 지속적 학습 기반의 자율 방어 역량을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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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 일반 기업과 개인은 언제부터 혜택을 체감할 수 있나
A. 과기정통부는 2026년 9월부터 10개월간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네이버 클라우드 컨소시엄이 공개하는 오픈소스 모델과 중소기업 대상 무상 점검 서비스는 현장 실증이 완료된 이후 단계적으로 제공될 전망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이 가시적 혜택을 체감하려면 실증 기간 종료 후 모델의 오픈소스화와 서비스화가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감안하면 2027년 하반기 이후가 현실적 시점이다. 개인 사용자의 경우 직접적 혜택은 제한적이지만, 전력·금융 등 핵심 인프라의 보안 안정성 향상이 간접적 보호로 이어진다.
Q. 핵심 인프라 데이터가 유출될 위험은 없나
A. 원천 자료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폐쇄망 환경에서의 운영 기술 개발 계획을 포함하며, 수집된 위협 정보를 정제·표준화한 뒤 AI에 학습시키는 절차를 명시하고 있다. 폐쇄망 운영과 데이터 정제 절차는 노출 위험을 줄이는 기술적 수단이지만, 실효성은 구현 세부항목에 달려 있다. 정부는 비식별화 기준, 접근 권한 관리 체계, 로그 감사 절차를 명확히 규정하고 독립적 검증을 받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이 절차가 미비하면 학습 과정 자체가 새로운 취약점 노출 경로가 될 수 있다.
Q. 중소 보안업체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A. 중소 보안업체는 네이버 클라우드가 공개할 오픈소스 모델을 활용한 서비스 개발 역량을 지금부터 키워야 한다. 마켓플레이스 입점 기회와 무상 점검 지원은 초기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구체적 경로가 된다. 동시에 핵심 인프라 데이터를 다루는 사업 특성상 데이터 처리 역량과 컴플라이언스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표준화된 API와 상호운용성 기준을 따르는 제품 로드맵을 조기에 수립하면 생태계 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 이 기사는 동아일보 보도를 참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