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이 쌓아 올린 화학 성벽이 내 피부를 온전히 지켜준다는 믿음은 착각일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과도한 외부의 개입을 멈추고 살결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자립의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뼈가 부러지거나 다쳤을 때 우리는 환부를 단단히 고정하기 위해 깁스를 합니다.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다친 부위를 철저히 격리하여 뼈가 잘 붙도록 돕는 고마운 장치이지요. 하지만 아무리 좋은 깁스라도 수개월을 넘어 수년 동안 풀지 않고 그대로 둔다면 어떻게 될까요.
다리는 보호받는 대신 근육이 완전히 말라붙어 제 기능을 상실하고 마침내 스스로의 힘으로는 단 한 걸음도 떼지 못하는 무기력한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과도하고 맹목적인 보호가 도리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을 영원히 앗아가 버리는 비극인 셈이지요. 매일 아침저녁으로 거울 앞에 서서 피부를 가꾸는 우리의 모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현대의 세련된 마케팅은 무너진 장벽을 세우기 위해 더 많은 단계의 화학 성분을 바르고 더 강력한 인공 차단막을 겹겹이 쌓아 올려야 한다고 속삭입니다. 바르는 즉시 살결을 매끄럽게 포장해 주는 인공 합성 크림과 외부 자극을 완벽히 밀폐하는 실리콘 막들은 피부 세계의 견고한 깁스이자 든든한 성벽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그것이 내 피부를 지키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 굳게 믿으며 날마다 관리 단계를 늘려갑니다.
문제는 이 철저한 인공의 성벽 안에서 우리의 세포들이 서서히 야성을 잃고 나태해진다는 사실입니다. 원래 건강한 살결은 남녀를 불문하고 누구나 스스로 유수분을 조절하고 외부 유해 물질에 대항하는 정교한 자생 시스템을 타고났습니다. 하지만 외부에서 유수분을 강제로 주입하고 화학적 차단막으로 모공을 밀폐하는 생활이 지속되면 피부는 더 이상 스스로 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온실 속에서 자란 화초가 작은 바람에도 쉽게 시들어버리듯 온갖 인공 성분에 길들여진 장벽은 아주 작은 계절의 변화나 일시적인 스트레스에도 쉽게 뒤집어지고 각질이 일어나는 약골로 변해버립니다. 결국 자연스러운 자생력을 회복한다는 것은 피부를 억지로 통제하던 인공의 장막을 걷어내고 세포가 스스로 운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과 공간을 허락하는 일입니다. 이것은 무조건 스킨케어를 중단하라는 극단적인 주장이 아닙니다.
단기적인 눈속임으로 장벽을 메우던 합성 화학 성분들과 영리하게 거리두기를 시작하고 피부 본연의 기능을 방해하지 않는 순수한 자연 유래 성분으로 일상의 관리를 단순화하는 과정입니다. 천연의 처방은 무언가를 강제로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메마른 땅에 물을 대듯 살결이 스스로 호흡하고 장벽을 복구할 수 있도록 묵묵히 마중물이 되어줄 뿐입니다.
오늘 밤에는 세안을 마치고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세요. 혹시 내 귀한 얼굴에 수년째 풀지 않은 무거운 화학 깁스를 채워두고 있었던 것은 아닐지 돌아보게 됩니다. 겉면을 매끄러운 상태로 밀폐하던 인공의 과잉을 과감히 비워내고 살결이 스스로 힘을 기를 수 있는 정직한 휴식을 대접해보세요. 세포가 제 힘으로 리듬을 찾고 무너진 성벽을 스스로 보수하기 시작할 때 우리의 피부는 비싼 기능성 제품 없이도 계절의 변화를 담담히 이겨내는 본연의 단단하고 투명한 생기를 환하게 증명해 보일 것입니다.

우리가 속았던 뷰티 상식의 기막힌 반전
과거의 믿음- 장벽이 무너졌을 때는 최대한 많은 기능성 크림을 덧발라 차단해야 한다
오늘의 진실- 과도한 합성 크림의 레이어링은 도리어 피부의 자연스러운 대사와 호흡을 가로막아 자생력을
떨어뜨립니다. 단계를 최소화하고 스스로 유수분을 조절할 기회를 주어야 장벽이 살아납니다.
과거의 믿음- 화학적 차단막이 피부 표면을 완벽히 밀폐해 주어야 유해 물질을 막을 수 있다
오늘의 진실- 인공적인 실리콘 밀폐막은 외부 자극을 막아주는 듯 보이지만 동시에 피부 내부의 노폐물 배출과 호흡을
방해합니다. 피부가 스스로 호흡할 수 있는 자연 친화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유익합니다.
과거의 믿음- 피부 자생력을 키워준다는 최첨단 합성 성분이 천연 성분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오늘의 진실- 최첨단이라는 이름의 인공 성분들은 일시적으로 세포를 자극해 효과가 나는 것처럼 보일 뿐 장기적인
면역력을 키워주지 못합니다. 우리 유전자와 친화력이 높은 순수 자연 성분만이 세포의 온전한 자립을 도울 수 있습니다.
설민규 대표는 수하코스메틱의 대표이자 건강뷰티큐레이터로서 천연화장품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전문메디컬코스메틱회사에서 쌓은 4년간의 경력을 바탕으로, 50여 곳의 피부과와 성형외과 원장들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코칭과 컨설팅을 진행해왔다. 100여 건의 피부 관련 병원 및 업체 담당자 제품시연과 코칭을 통해 현장 중심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서울 피부과 학술세미나 및 포럼에서 상담 및 부스참여의 경험으로 현재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뷰티 솔루션을 추구하며, 현재 비건 기초화장품 및 필링제품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자체 개발한 천연 화장품을 통해 건강한 아름다움을 전파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