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김서린기자] 여자프로테니스협회(WTA)의 밸러리 커밀로 회장이 제시카 페굴라와 코치의 사적 대화가 연습 코트 생중계에 노출된 일에 사과했다. WTA는 연습 구역의 모든 오디오 녹음 장비를 철거했으며, 커밀로 회장은 장비 운용과 감시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BBC의 11월 6일 보도에 따르면, 페굴라는 수요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 WTA 투어 파이널스 연습을 마친 뒤 코치와 나눈 대화에서 동료 선수 미라 안드레예바를 ‘디바’라고 표현했다. 이 대화는 코트에 설치된 마이크를 통해 생중계됐다. WTA는 선수들에게 연습 코트에 마이크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페굴라는 안드레예바가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안드레예바의 코치 콘치타 마르티네스가 그의 행동을 부추긴다는 취지로도 이야기했다.
커밀로 회장은 페굴라와 코치 마크 놀스에게 사과하며 이번 일을 “유감스럽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또 페굴라가 WTA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대표적인 스타 선수라며, 이런 일로 방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녹음 장비가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선수들이 알 수 있도록 사전에 안내하고 명확한 표지를 설치하는 조치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WTA가 선수들의 사생활을 중요하게 여기며, 선수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는 일과 팬들이 경기를 더 가까이 접하도록 하는 기회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정책과 절차를 갖추고 있다고도 밝혔다.
세계 5위 페굴라는 이번 일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선수들의 사생활 보호 요구를 WTA 선수협의회도 지지한다고 밝혔다. 페굴라의 대리인은 그가 관련 당사자들과 직접 연락했으며, 코트 주변 마이크로 대화가 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금요일 인디언웰스에서 열린 대회 전 기자회견에서는 선수들에게 이번 사건에 관한 질문이 나오지 않았다. 다만 페굴라는 ESPN 인터뷰에서 대회 현장에서 선수들을 촬영하고 음성을 수집하거나 선수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범위가 과거보다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를 두고 지난 몇 년간 선수들이 계속 목소리를 내왔다고 말했다.
페굴라는 방송이 팬들에게 좋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최근 몇 년간 매우 불필요해 보이는 노출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이 사생활 보호 논의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선수들의 사생활을 더 보호하도록 요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도 경기 외 공간의 촬영에 문제를 제기해 왔다. 코코 고프는 지난 1월 호주오픈 8강에서 엘리나 스비톨리나에게 패한 뒤 선수 구역에서 라켓을 부수는 모습이 촬영되자 더 많은 사생활 보호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같은 대회에서 그랜드슬램 6회 우승자인 이가 시비옹테크는 경기장 안팎을 담는 카메라가 선수들을 “동물원의 동물처럼” 지켜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WTA는 인디언웰스에서 진행된 수요일 연습 세션의 유튜브 생중계 영상을 삭제했다. 다만 해당 장면은 삭제 전에 이미 소셜미디어에 공유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