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강동구 고덕동 '리딩클라우드 영어' 김영주 원장 |
영어를 배우는 아이들에게 영어책 읽기는 왜 중요할까. 더 많은 단어를 외우고 어려운 문법을 익히며, 남들보다 빠르게 진도를 나가는 것만으로 충분할까.
강동구 고덕동에서 1:1 맞춤 영어독서학원 ‘리딩클라우드 영어’를 운영하는 김영주 원장은 영어교육의 의미를 책 읽기에서 찾는다. 영어를 공부하는 데서 나아가 책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스스로 생각하며, 자신만의 지식을 쌓아가는 것. 그가 약 16년간 아이들을 가르치며 구체화해 온 교육의 방향이다.
“리딩클라우드 영어는 영어 원서를 기반으로 한 독서학원입니다. 학생마다 다른 수준과 학습 속도를 고려해 1:1 개별 학습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 강동구 고덕동 1:1 맞춤 영어독서학원 '리딩클라우드 영어' |
영국 도서관에서 다시 만난 영어
법학을 전공한 김 원장이 영어교육의 길에 들어선 계기는 영국 어학연수였다. 약 3년간 영국에 머무르며 현지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책을 읽는 모습을 자주 접했다. 그곳에서 펼쳐 본 어린이 영어책은 자신이 배워 온 영어와 사뭇 달랐다.
“그동안 공부했던 영어에서는 접하지 못한 단어들이 어린이책에 많이 나오더라고요. 문장은 굉장히 단순한데도 뜻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었어요. 그 경험이 제게는 충격이었죠.”
오랫동안 영어를 공부했어도 실제 언어의 세계에는 모르는 것이 많다는 깨달음이었다. 영국에서의 경험은 영어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귀국 후에는 영어유치원 근무를 시작으로 영어학원과 개인 과외 등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 경험을 쌓았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영어 원서를 통한 학습이 아이들에게 어떤 경험을 줄 수 있을지 고민도 깊어졌다.
리딩클라우드 영어가 문을 연 것은 코로나19 시기다. 당시 자신의 자녀도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넘어가는 시점이었다. 김 원장은 학부모로서 초등 시절에 더 충분히 해주었으면 하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봤고, 그 답은 책 읽기였다.
“아이를 키우며 초등학교 때 책을 더 많이 읽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영어책을 다시 접하면서, 아이들이 책을 통해 영어를 배우면 과도한 부담 없이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 ▲ 사진 = 리딩클라우드 영어 |
아이의 속도에 맞춰 읽고 이해하는 수업
리딩클라우드 영어의 수업은 학생마다 영어 실력과 독해력, 학습 속도가 다르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충분히 이해할 시간이 필요한 아이에게는 기다림을, 다음 단계로 나아갈 준비가 된 아이에게는 새로운 도전을 제공한다.
김 원장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정해진 진도를 얼마나 빨리 마쳤는지보다 아이가 무엇을 읽고 어떻게 이해했는지다. 같은 책을 읽더라도 받아들이는 정도와 관심을 보이는 지점이 다른 만큼, 아이의 상태와 성장 과정을 살피며 학습 속도를 조절한다.
학원의 자랑을 묻는 질문에도 그는 프로그램이나 시스템보다 아이들의 변화를 먼저 이야기했다.
“가장 자랑스러운 건 아이들이에요. 다양한 문학과 비문학을 읽으며 지식이 쌓이고, 생각하고 말하는 수준도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에게 책은 영어 문장을 익히는 교재이자 세상을 알아가는 통로다. 아이들은 문학 속 인물의 감정과 선택을 만나고, 비문학을 통해 새로운 사실과 개념을 접한다. 읽은 내용을 이해하고 기존의 지식과 연결하는 과정에서 생각의 폭도 넓어진다는 것이 김 원장의 설명이다.
▲ 사진 = 리딩클라우드 영어 |
“선생님이 저희 아이들을 함께 키워주셨어요”
김 원장은 학부모들이 전해 주는 아이들의 성장 소식에서 보람을 느낀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꾸준히 다닌 학생들이 졸업 무렵 다른 학원에서 레벨 테스트를 받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이야기도 그중 하나다.
“학부모님들은 아이가 즐겁게 학원에 다니기만 한 줄 알았는데, 다른 곳에서 테스트를 받아보니 실력이 많이 자라 있었다고 말씀하세요. 책을 읽으며 꾸준히 공부한 시간이 결과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감사하죠.”
특히 오랫동안 함께한 남매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먼저 학원에 다니던 누나를 보고 동생도 다니고 싶어 했고, 초등학교 입학 후 두 아이는 함께 영어 원서를 읽기 시작했다.
최근 이들의 어머니는 진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쌓아 온 영어 실력과 배경지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중 김 원장에게 가장 오래 남은 말은 “선생님이 저희 아이들을 함께 키워주셨어요”라는 한마디였다.
아이의 컨디션과 성장 단계에 맞춰 기다려 주고, 준비가 됐을 때 한 걸음 더 나아가도록 돕는 시간. 김 원장은 그 말에서 교육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시 확인했다고 했다.
![]() ▲ 사진 = 리딩클라우드 영어 |
다른 아이의 진도보다 우리 아이의 현재를 살피는 일
김 원장이 학부모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아이마다 성장 속도가 다르다는 사실이다. 영어유치원을 몇 년 다녔는지, 어떤 학원을 거쳤는지, 어느 시기에 어떤 점수를 받았는지가 모든 아이에게 같은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른 집 아이가 하는 공부를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우리 아이에게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봤으면 좋겠어요. 어떤 아이는 조금 늦게 성장하고, 어떤 아이는 더 빠르게 나아갈 수 있거든요. 아이의 성향은 부모님께서 가장 잘 아실 거예요.”
유명 학원의 교육과정을 따른다고 모든 아이가 같은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아이의 성향과 이해 정도, 학습 상태를 살피고 그에 맞는 교육을 선택하는 과정이 먼저라고 김 원장은 말한다. 리딩클라우드 영어가 1:1 맞춤 학습을 운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 시대에도 필요한 것은 읽고 질문하는 힘
김 원장은 AI의 확산 속에서 아이들이 영어를 배우는 이유와 방법도 계속 고민하고 있다. 번역과 정보 검색, 글쓰기까지 기술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대일수록, 무엇을 알고 어떤 질문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다는 생각이다.
“AI도 결국 자신이 아는 만큼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상상하며 기술을 활용하려면, 책을 읽으며 그 바탕을 쌓아야겠다고 느꼈습니다.”
그는 정보를 얻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의미를 이해하고 연결하는 힘에 주목한다. 책을 읽으며 낯선 어휘를 만나고, 문맥을 따라가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경험이 그 바탕이 된다고 믿는다.
짧은 영상이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환경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에서 고민한다. 김 원장은 자신 역시 짧은 영상을 연이어 보다 보면 몸은 쉬어도 머리는 쉬지 못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도 자극에서 잠시 벗어나 한 가지 내용을 오래 읽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가 권하는 읽기의 대상은 영어책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한글책이나 신문 등 활자로 된 글을 읽으며 단어의 뜻을 생각하고, 내용을 이해하고, 자신의 관점을 만들어 보는 경험을 중요하게 여긴다.
▲ 사진 = 리딩클라우드 영어 |
초등 시절, 스스로 배우는 힘을 기를 시간
자녀의 중·고등학교 생활과 입시 과정을 지켜본 경험도 김 원장의 교육관에 영향을 주었다. 자신 역시 자녀에게 선행학습을 시켰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중요하게 느낀 것은 미리 배운 지식의 양만이 아니었다.
“중·고등학교에 가니 결국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학습 계획을 세워야 하더라고요. 학원이나 부모가 이끌어 주는 공부에만 익숙하면, 혼자 공부해야 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 원장은 초등 시절을 스스로 생각하고 배우는 힘을 기르는 중요한 시기로 본다. 영어와 수학을 공부하는 일과 함께, 아이가 자신의 생각으로 학습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때로는 아무 일정도 없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학원 사이를 오가며 하루를 빈틈없이 채우기보다 집에서 쉬고, 책을 읽고, 공상하며 생각을 펼칠 여유를 주자는 제안이다.
“아이들이 가끔은 멍하니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빈 시간에 뒹굴거리며 책도 읽고 공상도 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생각이 나올 수 있으니까요.”
그의 말에는 아이를 스스로 생각하고 성장하는 존재로 존중하려는 태도가 담겨 있다.
선생님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육 현장
김 원장의 관심은 학생의 성장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선생님의 성장으로도 이어진다. 좋은 수업을 위해서는 강사의 전문성과 책임감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는 자신의 경력을 돌아보며, 영어를 구사하는 능력과 아이를 가르치는 전문성은 함께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 현장에 들어온 뒤에도 꾸준히 배우고 경험을 쌓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강사로 일하며 겪었던 어려움도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을 대하는 태도에 영향을 주었다. 수업을 맡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교육자로서 자부심을 느끼며 일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원장도 강사 선생님들을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로 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좋은 선생님들이 현장에 머물며 계속 성장할 수 있어야 아이들에게도 좋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으니까요.”
아이의 성장을 위해 적절한 환경이 필요하듯, 선생님의 성장에도 배움과 존중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 사진 = 리딩클라우드 영어 |
충분히 읽고 생각하며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김 원장은 아이들이 초등 시절 충분한 영어 원서를 읽고 중학교에 진학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먼저 밝혔다.
“저희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초등 시절 5,000권 이상의 영어 원서를 읽고, 뉴베리 수상작도 다양하게 접한 뒤 중학교에 진학했으면 좋겠어요.”
김 원장은 이를 아이들이 다양한 이야기와 지식을 만나도록 돕기 위한 장기적인 독서 목표로 설명한다. 아이마다 다른 수준과 속도를 고려하면서도 꾸준히 읽는 경험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운영 측면에서는 중등관 확장과 이전도 구상하고 있다. 초등 영어독서교육의 기반을 다지는 한편, 중학교에 진학한 뒤에도 독서 중심의 학습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자 한다.
저출생에 따른 학생 수 감소와 교육 환경의 변화는 현실적인 고민이다. 다른 지역의 동료 원장들에게 학생 수 감소 소식을 들으며 교육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그럼에도 앞으로 계획한 교육적 목표를 차근차근 실현해 나가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다.
김 원장에게 일은 경제활동이면서 삶의 보람을 느끼는 과정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어떤 형태로든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의 성장을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영어책에서 시작해, 자신의 생각으로 세상을 읽는 아이로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김 원장은 학부모들에게 다시 책 읽기를 권했다.
“책을 읽어야 해요.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 펼친 책이 새로운 지식과 질문으로 이어지고, 그 질문이 자기주도적인 배움으로 이어지는 것. 리딩클라우드 영어가 지향하는 교육의 모습이다.
아이들은 서로 다른 속도로 읽고 이해한다. 김 원장은 그 차이를 존중하면서 각자의 배움을 이어가도록 돕고자 한다. 강동구 고덕동에서 아이들과 함께 영어 원서를 펼치는 그의 바람은 분명하다. 영어 실력과 함께, 읽고 생각하며 자신의 언어로 세상을 이해하는 힘을 키워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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