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이기 전에 사람입니다”
음악과 그림책, 일상 속 만남으로 이어지는 포용의 현장… 2026 플레이 투게더
10월 31일 서울어린이대공원 팔각당 앞 비스타광장. 알록달록한 부스와 공연, 체험 활동으로 축제의 활기가 가득한 가운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는 특별한 만남이 펼쳐졌다.
서울특별시 민간축제 지원사업으로 마련된 2026 서울시 참여형 포용 예술축제 ‘플레이 투게더(PLAY TOGETHER)’다. 미라클보이스앙상블이 주최·주관하고 서울특별시가 후원한 이번 축제는 예술과 문화를 매개로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고 소통하는 자리였다.
축제 현장에서 만난 광진발달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발달장애인의 자립과 지역사회 참여를 위한 활동을 소개하며 관람객들과 만났다.
센터는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한다. 지역사회 기관과 협업하며 자립생활에 필요한 경험과 기회를 만들어 가는 것도 주요 활동이다.
센터 관계자는 자립이 반드시 성인이 된 이후에만 준비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자립을 준비하는 시기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가정환경이나 살아온 경험에 따라 18세, 19세부터 준비하는 경우도 있고, 어린 시절부터 시설에서 생활하다가 지역사회로 나와 자립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정해진 나이보다 각자의 상황과 필요에 맞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센터를 이용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센터의 회원으로 가입해 매월 회비를 내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식과, 실제 근로자로 근무하는 방식이다.
센터에는 회원으로 활동하는 당사자뿐 아니라 장애인 일자리 사업을 통해 근무하는 당사자들도 있다. 광진구청의 장애인 일자리 사업과 연계해 당사자들이 센터에서 일하며 직장생활을 경험하고 사회적 역할을 넓혀가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현재 약 30명이 함께 근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비장애인 조력자는 약 10명이라고 설명했다. 장애인 당사자가 조직의 구성원으로 직접 일하고 참여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도 센터의 특징이다.
이러한 활동의 중심에는 센터가 지향하는 분명한 가치가 있다.
“우리 센터의 슬로건은 ‘장애인이기 전에 사람으로 알려지기 원한다’입니다.”
장애라는 이름보다 한 사람으로서의 존재와 권리를 먼저 바라봐 달라는 의미다. 당사자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스스로 선택하며, 조직의 구성원으로 역할을 수행하는 경험을 쌓아가는 것도 이 가치와 맞닿아 있다.
물론 모든 일이 처음부터 능숙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반복적인 경험과 훈련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업무를 익히고, 스스로 일을 기획하고 처리하는 역량을 키워간다. 센터는 이러한 과정 자체가 자립생활의 중요한 기반이라고 강조한다.
인터뷰에 참여한 홍결 주임은 장애인 당사자들이 지역사회에서 주체적으로 활동할 기회가 더욱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지속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서는 충분하고 안정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좋은 뜻과 계획이 있어도 예산이 부족하면 시작하지 못하는 일이 생깁니다. 눈치 보지 않고 필요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예산이 더 확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참여를 위한 활동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으려면 안정적인 정책과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다.
함께 인터뷰에 참여한 이다영 주임도 이번 축제의 의미를 전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할 수 있는 행사인 만큼,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축제는 음악과 예술, 체험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오랜 시간 음악 활동을 이어온 미라클보이스앙상블의 주최·주관으로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예술을 통한 참여와 교류의 의미를 더했다.
광진발달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이야기는 포용이 단순히 한자리에 모이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함께 일할 기회, 자신의 의견을 말할 기회, 지역사회에서 관계를 맺고 역할을 수행할 기회가 일상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장애인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 존중받는 사회. 누군가의 특별한 배려가 아니라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가 일상에서 실현되는 사회.
‘플레이 투게더’가 보여준 함께하는 장면들이 축제장을 넘어 우리 사회의 평범한 일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