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방암 가족력을 확인할 때 어머니와 이모, 외할머니의 병력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고모나 친할머니의 유방암 병력도 중요한 정보다. 유방암과 난소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BRCA1·BRCA2 유전자의 병원성 변이는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를 통해서도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암정보센터는 BRCA 병원성 변이가 성별과 관계없이 아들과 딸에게 유전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아버지에게서 딸이나 아들로도 전달될 수 있어, 유방암·난소암 가족력을 파악할 때는 부모 양쪽 친척의 병력을 함께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안내다. cancer.go.kr
BRCA1·BRCA2는 원래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유전자이며, 그 자체가 암을 일으킨다는 뜻은 아니다. 문제는 기능에 영향을 주는 특정 병원성 변이다. 이러한 변이를 물려받으면 일부 암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NCI
아버지가 암에 걸리지 않았다고 유전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병원성 변이를 가지고 있어도 모든 사람이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관련 암의 종류와 위험도는 유전자와 성별 등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아버지는 건강하니 친가의 유방암 병력은 상관없다”는 판단은 정확하지 않다.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
가족 중 암이 발생한 장기가 서로 다르더라도 연관성을 살펴야 하는 경우가 있다. BRCA 관련 위험은 여성의 유방암·난소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남성 유방암과 전립선암, 췌장암 등도 관련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모의 유방암과 아버지의 고위험 전립선암 병력은 유전상담에서 함께 검토할 정보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런 조합만으로 유전성 암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다. NCI
가족력을 정리할 때는 암에 걸린 사람이 몇 명인지와 함께 어떤 암을 몇 살에 진단받았는지 살펴야 한다. 젊은 나이의 암 진단, 한 사람에게 발생한 여러 원발암, 남성 유방암, 가족 내 반복되는 특정 암 등은 유전성 위험을 평가하는 단서다. 가능한 범위에서 정확한 진단명과 진단 나이를 확인하면 상담에 도움이 된다. NCI
검사가 필요하더라도 가족 모두가 무작정 같은 검사를 받는 방식이 최선은 아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가능하다면 암을 진단받은 가족부터 유전상담과 검사를 시작하도록 일반적으로 권고한다. 해당 가족에서 원인이 되는 병원성 변이가 확인되면 다른 가족은 그 변이를 물려받았는지 더 명확하게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cancer.gov
암 조직에서 시행한 유전자검사 결과와 가족에게 유전되는 변이를 확인하는 검사도 구분해야 한다. 암 조직에서 발견된 BRCA 변이가 종양이 생기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인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것인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할 수 있다. 조직검사 결과에 변이가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녀에게도 유전됐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NCI
가족 중 암 환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본인의 암 발생을 예정된 일처럼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가족력은 개인별 검진과 예방 계획을 세우는 정보다. 어머니 쪽 병력만 확인했다면 아버지 쪽도 함께 살펴보고, 눈에 띄는 병력이 있다면 진료 때 전달하는 것이 유전성 암 위험을 평가하는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