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영어는 달라야 한다 -extermination

프레드릭 맥켄지의 책으로 알아보는 일본 제국주의의 조선 식민지 정책

 

프레더릭 맥켄지의 ‘조선의 자유를 위한 싸움(Korea’s Fight For Freedom)이라는 책을 보다가 일제강점기에 이런 일도 있었나 싶어서 놀란 구절이 있다. ‘NUMBER OF KOREANS IMPRISONED’라는 소제목에 붙은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The greatest hardships of the régime of the Government-General have been the denial of justice, the destruction of liberty, the shutting out of the people from all real participation in administration, the lofty assumption and display of a spirit of insolent superiority by the Japanese, and the deliberate degradation of the people by the cultivation of vice for the purpose of personal profit. In the old days, opium was practically unknown. Today opium is being cultivated on a large scale under the direct encouragement of the Government, and the sale of morphia is carried on by large numbers of Japanese itinerant merchants. In the old days, vice hid its head. To-day the most prominent feature at night-time in Seoul, the capital, is the brilliantly lit Yoshiwara, officially created and run by Japanese, into which many Korean girls are dragged. Quarters of ill fame have been built up in many parts of the land, and Japanese panders take their gangs of diseased women on tours through smaller districts. On one occasion when I visited Sun-chon I found that the authorities had ordered some of the Christians to find accommodation in their homes for Japanese women of ill fame. Some Koreans in China sent a petition to the American Minister in Peking which dealt with some moral aspects of the Japanese rule of Korea. They said:

"The Japanese have encouraged immorality by removing Korean marriage restrictions, and allowing marriages without formality and without regard for age. There have been marriages at as early an age as twelve. Since the annexation there have been 80,000 divorce cases in Korea. The Japanese encourage, as a source of revenue, the sale of Korean prostitutes in Chinese cities. Many of these prostitutes are only fourteen and fifteen years old. It is a part of the Japanese policy of race extermination, by which they hope to destroy all Koreans. May God regard these facts.

 

 조선인 인구를 멸종시키기 위해 젊다 못해 어린 여성을 매춘으로 몬다는 내용이었다. 조혼이 드물지 않았던 시절, 일찍 결혼한 여성들을 부추겨서 이혼하게 만든다. 딱히 경제 활동을 할 수 없던 여성을 매춘하게 만든다. 이들 여성들은 요시와라 불리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유곽에서 일하거나 중국 도시로까지 팔려가 일을 했다.

  맥켄지가 이 문제를 알게 된 것은 당시 부도덕한 일로 고충을 겪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구호 활동하던 이들이 미국 정부에 호소를 하면서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 같다.

 

  현재 전쟁도 그런 경우가 있지만, 과거 정복 전쟁에서 정복자는 자기 민족 인구수는 늘리고 패배한 민족 인구는 줄이려는 성향이 있었다. 심한 경우는 패배한 민족 인종을 거의 절멸에 가깝게 없애려 해서 비인권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일본 제국이 자기 민족의 우수성을 내세우고 다수가 되어 조선을 지배하려 여러가지 방책을 세우려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매춘을 통해 조선인을 없애려 했다는 것은 또한 놀랍다.

  ‘extermination’이라는 영어 단어는 상당히 강한 말이다. 영화 터미네이터(The Teminator)와 관련이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teminate’가 끝장 내다는 분위기를 가진 단어이고, ‘teminator’는 그런 일을 하는 자 또는 도구이다. 영화를 보면 ‘teminator’라는 단어 어감이 충분이 와 닿을 것이다.

 

  ‘exterminate’는 ‘terminate’보다 센 말로, 완전히 제거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영국 BBC 연속물 닥터후(Doctor Who) ‘The Dalecks’편을 봤다면 귀에 꽂힐 단어이다. ‘달렉’이라 불리는 외계인 종족은 자신의 종족을 제외하고 아예 흔적을 없애겠다는 생각을 가진 종족이다. 그들이 늘 외치는 말이니 ‘exterminate’는 상당히 센 말이다.

  일본이 조선을 ‘extermination’하려 했다면 지도상에서 조선인을 지우려했다는 정도의 센 말이 된다. 이게 사실이면 일제강점기 수탈 수난이 생각보다 심각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제강점기 여성 인권이 조선만 심각했던 것은 아니다. 일본 본토 또한 못 배우고 시골에 사는 여성에게 인권이 없었던 것 같다. ‘가라유키상(からゆきさん)’이라 불리는 일본 여성이 있었다. 이지 유신 이후부터 20세기 전반(19세기 후반~1930년대)에 걸쳐 가난한 농촌 지역에서 동남아시아, 중국, 시베리아, 만주 등 해외로 팔려 나가 매춘을 강요당했던 일본 여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들 중 다수는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글을 모르는 여성이었고, 속아서 간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단지 돈을 많이 번다니까 가난한 집에서 깊은 생각 없이 딸을 내보냈다고 한다.

  이들이 번 돈으로 일본은 필요한 무기를 샀다고까지 이야기한다. 처음에는 외화벌이로 국가의 부를 증가시킨 존재였으나 패전 이후에는 국가의 치부로 무시당하는 존재가 되었다고 한다.

  빈 미아로폴로스(Bin Mihalopoulos)라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성(Gender), 노동, 이주 분야를 연구하는 역사학자이자 센트럴 랭커셔 대학교(UCLan)의 아시아 태평양 연구 강사(Lecturer)에 따르면, 슈 북서부의 아마쿠사 제도, 시마바라 반도, 나가사키, 구마모토, 히로시마 등 가난한 농어촌 출신 소녀와 여성들이 많았다고 한다.

 

출처: chidorihoikuen 일본 아이들 놀이 하나이치몬메

 

  또 가라유키상과 관련해서 일본 민속 아이들 놀이에 대한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우리집에 왜 왔니’와 유사한 일본 놀이 ‘하나 이치 몬메(花一匁)라는 것이 있다. 꽃 하나에 한 냥이라는 느낌의 제목이다. 당시 꼭 가라유키상이 아니더라도 딸을 유곽에 팔던 풍습이 있던 것을 보여주는 노래라고 한다.

 

  가라유키상이 있을만큼 자국 여성 인권보다 나라의 부가 중요했던 일본 제국이 식민지 조선을 어떤 방식으로 지배했는지 추측하게 하는 하나의 단면이다. 역사는 단순히 연도와 인물을 외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건이 연결된 고리를 이해하며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과거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성 2026.10.22 22:00 수정 2026.10.2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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