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운동이라도 몸 상태에 따라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한다. 특히 허리 통증은 '허리엔 이 운동이 좋다'는 속설이나 유튜브 동작을 무작정 따라 하다 병을 키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
허리 통증의 대표 원인은 허리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이다. 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이 눌리면서 통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디스크 탈출이 오래돼 염증 물질이 굳어 신경 구멍을 막거나, 척추관절염으로 관절을 이루는 뼈가 커지거나,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위 척추뼈가 앞으로 밀려나면서 발생한다.
두 질환은 증상이 다르다. 디스크는 허리를 숙일 때 아프고 다리가 당기고 저리며 앉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진다. 반면 협착증은 허리를 구부리면 괜찮지만 펼 때 아프고, 누워 있거나 서 있거나 걸을 때 다리가 저리며, 허리보다 골반과 다리가 저리거나 아픈 경우가 많다.
운동도 질환에 따라 정반대로 적용된다. 허리를 펴고 상체를 뒤로 젖히거나 엎드려 상체를 들어 올리는 신전운동은 척추기립근을 강화하고 뒤로 밀려난 디스크가 제자리를 찾도록 도와 디스크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허리를 숙이면 디스크에 300㎏ 이상, 앉을 때는 200㎏ 이상의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협착증은 허리를 뒤로 젖히면 신경 통로가 더 좁아져 저림이 심해진다. 전방전위증이나 척추관절염 환자도 마찬가지로, 이때는 몸을 웅크리거나 숙이는 굴곡운동이 척추 사이 공간을 넓혀 효과적이다. 다리를 뻗고 앉아 상체를 숙이는 동작이나 네발 자세에서 등을 둥글게 말았다 펴는 '고양이 낙타 운동'이 대표적이며 통증이 없는 범위에서 해야 한다. 신전운동을 이어가다 통증과 염증이 악화되고 다리 마비 증세로 내원하는 협착증 환자도 적지 않다.
자전거도 마찬가지다. 허리가 숙여지는 자세 탓에 디스크 환자에게는 독이 될 수 있어 로드 자전거보다 허리를 세워 타는 실내 자전거가 낫다. 반대로 협착증 환자는 몸을 숙이면 신경이 지나는 공간이 넓어져 통증이 줄어 자전거 운동이 도움이 된다.
걷기는 혈액순환을 돕고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을 강화해 디스크에 도움이 되지만, 돌출된 디스크가 신경을 압박하거나 척추관절에 문제가 있다면 조심해야 한다. 특히 빨리 걷기처럼 지면을 세게 내딛는 동작은 신경을 자극해 통증과 다리 저림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디스크와 협착증이 함께 있다면 절대 혼자 운동하지 말고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디스크 증상이 크면 신전운동, 협착증 증세가 심하면 굴곡운동을 하되, 허리 증상과 뼈·관절 상태를 세밀하게 점검한 뒤 알맞은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