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강남 '디자인온인테리어학원' 한혜원 원장 |
집은 참 이상한 공간이다. 누군가에게는 하루의 피로를 내려놓는 가장 편안한 곳이고,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취향을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는 장소다. 그래서 집을 바꾸는 일은 단순히 가구를 바꾸고 벽지를 고르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 안에 사는 사람의 생활 방식과 취향, 가족의 관계와 하루의 동선까지 함께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이다.
강남구 논현에서 디자인온인테리어학원을 운영하는 한혜원 원장은 그 지점에서 ‘홈스타일링’을 이야기한다. 무조건 뜯어고치고 새로 만드는 대신, 지금 살고 있는 공간을 이해하고 가구와 조명, 패브릭과 컬러를 통해 삶에 맞게 다시 구성하는 것. 그녀가 말하는 홈스타일링은 단순히 예쁜 집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는 공간 디자인’에 가깝다.
▲ 사진 = 디자인온인테리어학원 |
“집은 예뻐야 하지만, 그보다 먼저 그 안에 사는 사람이 편안해야 하죠.”
한 원장이 홈스타일링에 관심을 갖게 된 시작은 의외로 거창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방과 집을 꾸미는 일을 좋아했다. 정식으로 공간 디자인을 배운 것도 아니었다. 사범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공간을 꾸미는 감각은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 남아 있었다.
자신의 공간을 꾸미고 그 모습을 블로그와 네이버 카페 등에 공유하면서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이렇게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취미처럼 하던 일이 일이 됐다. 당시에는 자신이 프리랜서라는 개념조차 명확하게 알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이 커질수록 마음 한편에는 부족함도 있었다. 전공자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결국 그는 뒤늦게 디자인 대학원에 진학해 공간과 디자인을 공부했고,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에 전문적인 배움을 더했다. 그렇게 자신만의 영역에 조금씩 이름을 붙여갔다.
그리고 그 이름이 지금의 ‘홈스타일링’으로 이어졌다.
▲ 사진 = 디자인온인테리어학원 |
“사람들은 집을 바꾸려 할 때 너무 쉽게 ‘철거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 원장이 설명하는 홈스타일링은 인테리어와 닮았지만 출발점이 다르다. 오래된 집이나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공간이라면 리모델링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집이 반드시 철거와 공사를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가구의 크기와 배치를 바꾸고, 조명과 커튼을 조정하고, 컬러와 패브릭을 다시 구성하는 것만으로도 공간의 인상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가구 하나를 잘못 선택하면 공간이 불편해질 뿐 아니라 비용을 들여 구입한 물건 자체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가 인테리어와 홈스타일링의 차이를 설명할 때 사용하는 표현은 의외로 직관적이다.
“인테리어가 성형이라면 홈스타일링은 메이크업이나 시술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구조 자체를 완전히 바꾸지는 않지만, 지금의 공간을 훨씬 아름답고 편안하게 만들 수 있죠.”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까지 들어갈 수 있는 전체 인테리어 공사 대신, 현재 공간의 장점을 살리고 필요한 부분만 바꾸는 방식. 한 원장이 홈스타일링을 하나의 직업이자 교육 분야로 발전시키려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사진 = 디자인온인테리어학원 |
예쁜 공간보다 어려운 것은, ‘나에게 맞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디자인온인테리어학원의 수업 역시 단순히 예쁜 공간을 만드는 방법만 가르치지 않는다. 실제 아파트 평면도를 놓고 가구를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 어떤 가구를 선택해야 하는지, 국내외 가구 브랜드와 조명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공간의 컬러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등을 실제 사례 중심으로 다룬다.
현재 진행하는 전문가 과정은 8주 동안 공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부터 스타일링, 포트폴리오 구성, 고객 응대까지 실무적인 영역을 폭넓게 다루는 방식이다.
한 원장이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객의 삶’을 읽는 능력이다.
“예쁜 집은 누구나 만들 수 있어요. 그런데 그 집에서 실제로 살아갈 사람을 이해하는 건 다른 문제예요.”
그래서 그는 수강생들에게 홈스타일리스트를 넘어 ‘라이프스타일리스트’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족이 몇 명인지, 평소 어떤 생활을 하는지,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어떤 색에서 편안함을 느끼는지까지 알아야 제대로 된 공간을 제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공간은 사람을 닮아야 한다. SNS에서 본 멋진 집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정답이 아닌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사진 = 디자인온인테리어학원 |
“남의 집을 너무 많이 보지 마세요.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해요.”
한 원장이 일반인들에게 가장 먼저 건네고 싶은 조언이다.
누군가의 집에 놓인 커다란 TV가 멋있다고 해서 자신에게도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유명한 해외 브랜드의 가구를 들여놓는다고 해서 그 공간이 반드시 아름다워지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활 방식이다.
어떤 색을 좋아하는지, 집에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가족과 어떤 방식으로 생활하는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불필요한 소비와 공간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그가 수업에서 가르치는 것도 결국 같은 이야기다. ‘무엇을 살 것인가’보다 먼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
▲ 사진 = 디자인온인테리어학원 |
작은 수업에서 시작한 꿈, 이제는 한 사람의 일이 아니라 새로운 직업의 길이 됐다.
디자인온인테리어학원이 처음부터 거대한 교육기관이었던 것은 아니다.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규모 수업을 시작했고, 수강생들의 입소문을 통해 조금씩 규모가 커졌다.
오늘날에는 300명 이상의 수강생을 배출했고, 초기 수강생 가운데 일부는 다시 디자인온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가구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사람부터 부동산·경매 분야에서 활동하던 사람, 에어비앤비 운영자, 새로운 일을 찾던 주부까지 배경도 다양하다.
그중에는 회사 생활을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해 수업을 들었다가 결국 자신의 일을 시작한 사람도 있다. 한 원장에게 수강생들의 변화는 단순한 교육 성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제가 뭔가를 가르쳤다는 것보다, 그분들이 자기 일을 찾았다는 게 더 기뻐요.”
그래서 지금 한 원장이 고민하는 다음 단계도 교육에만 머물지 않는다.
![]() ▲ 사진 = 디자인온인테리어학원 |
배우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일을 만날 수 있도록.
디자인온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실제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연결 구조를 만들기 위한 구상도 이어가고 있다. 홈스타일링을 원하는 소비자와 일을 원하는 전문가를 연결하고, 보다 작은 규모의 스타일링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홈 전체를 바꾸는 것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라면 거실이나 침실처럼 필요한 공간 하나만 스타일링을 받을 수도 있고, 마음에 드는 제품을 직접 구매해 자신의 공간에 적용할 수도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제품 개발에 대한 고민도 같은 맥락에서 시작됐다. 실제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면서 필요성을 느낀 제품을 직접 샘플링하고, 사용성을 확인한 뒤 좋은 품질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전체 스타일링이 부담스러운 분들도 있잖아요. 그런데 제가 만든 공간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 하나만 가져갈 수 있다면 훨씬 쉽게 접근할 수 있죠.”
공간을 바꾸는 방법을 더 많은 사람에게 열어주고 싶다는 생각이다.
![]() ▲ 사진 = 디자인온인테리어학원 |
“제가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 저를 따라오는 사람들에게도 길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한혜원 원장이 앞으로의 목표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확장’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학원의 규모를 키우는 의미만은 아니다.
자신에게 배우는 사람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자신의 전문성을 높이고, 홈스타일링이라는 분야 자체를 대중에게 알리고, 결국 소비자와 전문가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인테리어 하는 줄자언니’ 역시 같은 고민에서 출발했다. 전문가들만의 언어로 공간을 이야기하기보다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의 집을 조금 더 편안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방법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 원장은 현장에서 다양한 집을 만나면서 한 가지 사실을 더욱 분명하게 느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자신의 집을 아름답게 꾸미고 싶어 하고, 동시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좋은 공간을 만들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그리고 있는 미래는 ‘비싼 집을 만드는 기술’과는 조금 다르다.
![]() ▲ 사진 = 디자인온인테리어학원 |
집은 결국, 그곳에 사는 사람의 삶을 닮아야 하니까.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다시 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자 한 원장은 처음과 비슷한 이야기를 꺼냈다.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꼭 많은 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 유명 브랜드의 가구나 남들이 부러워하는 공간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보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한혜원 원장이 오랫동안 공간을 다루며 도달한 가장 단순하면서도 깊은 결론인지도 모른다.
집을 바꾸는 일은 가구를 바꾸는 데서 시작하지 않는다.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를 생각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디자인온인테리어학원이 가르치는 홈스타일링 역시 결국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어떤 집이 아름다운가’가 아니라 ‘나는 어떤 공간에서 가장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공간을 바꾸는 사람에서 공간을 통해 삶의 방식을 이야기하는 사람으로. 한혜원 원장이 걸어온 길은 그렇게 하나의 직업을 넘어 하나의 관점으로 확장되고 있다.
디자인온인테리어학원과 홈스타일링 교육, 강의 및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와 블로그(클릭 시 이동), 유튜브(클릭 시 이동), 인스타그램(클릭 시 이동)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