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은 한글날 제정 100주년이다. 그런데 1926년 당시엔 이름이 한글날도 아니었고 10월 9일도 아니었다. 1926년 음력 9월 29일로 지정된 '가갸날'이 그 시초다.
1910년대의 훈민정음 창제 기념 움직임으로부터 오늘날 국경일로 자리하게 된 한글날 100년 역사를 돌아보는 전시가 열린다. 2일부터 내년 2월 9일까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 주제관에서 총 3부로 선보이는 기획특별전 '일구이륙 무한이륙'이다. 국립한글박물관이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한글학회, 세종대왕기념사업회와 함께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한글날의 역사, 첫 이름 '가갸'의 기원 등 한글날과 관련된 한글문화 자료 116건 121점을 한데 모아 선보인다. 1949년 법정 공휴일 지정으로부터 국경일과 기념일, 공휴일 여부를 오갔던 지난날도 짚어본다. 윤지현 학예연구사는 "전시 제목 '일구이륙 무한이륙'은 한글날을 계승하면서 무한히 미래로 뻗어나갈, 이륙하는 한글을 생각해 보자는 취지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전시 첫머리에는 1926년 잡지 『신민』 제19호에 실린 '정음반포기념일을 당하야' 중 한 구절이 등장한다. 조선어연구회(이후 조선어학회)와 신민사는 훈민정음 반포 480돌을 특별히 기리고자 했는데, 1446년으로부터 여덟 번째 회갑(480년)이라는 의미와 더불어 당시는 일제강점기로 우리 말글이 어려움을 당하던 때였다는 배경이 있다.
이렇게 제정된 '가갸날'은 날짜가 여러 차례 바뀌었다. 실록을 근거로 음력 9월 29일로 시작했다가 양력으로 전환하면서 율리우스력, 그레고리력을 차례로 시도했다. 그러다 1940년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간송미술관 소장)이 발견되면서 '9월 상한(上澣)'이란 확실한 근거가 생겼다. 상한은 한 달 중 1일에서 10일까지를 가리키는 말로, 음력 9월 10일 즉 양력 10월 9일이 한글날이 됐다.
다채로운 전시 자료 중에는 '한글'이라는 명칭이 등장하는 초기 문헌 『한글모 죽보기』(영인본)와 주시경(1876~1914)이 강사로 활동했던 조선어강습원(한글배곧)의 수업증서 5건이 눈길을 끈다. 이 중 국어학자 최현배(1894~1970)가 받은 수업증서 '익힘에 주는 글'(중등과), '마친 보람'(고등과)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된다. 이 밖에 주시경과 제자들이 국어사전 편찬을 위해 쓴 '말모이' 원고(보물) 복제본, 광복 직후인 1945년 9월 서울역 창고에서 발견된 '조선말 큰사전' 원고(보물) 등도 선보인다.
전시는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람객이 한글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3부 '한글날: 무한이륙'에 특히 공을 들였다. 100년간의 한글날 관련 기록을 열람하고 인터뷰 영상, 인공지능 기반 체험 등을 통해 한글 축제에 동참하도록 구성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올해를 '한글의 해'로 선포하고 여러 전시·행사를 진행한다. 오는 7일에는 한글점자 체계 '훈맹정음' 반포 100돌을 기념하는 전시를 국립세계문자박물관과 공동으로 열며, 12월에는 국립중앙도서관 1층 전시실에서 기증자료 특별전 '이어진 보람 -우리에게 온 한글 이야기'도 개최한다.
국립한글박물관 임성환 관장은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아 많은 이들에게 한글의 가치와 우수성을 나누는 뜻깊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