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안전학교폭력예방신문= 이동훈 기자] 천년의 역사와 문화를 품은 관광 도시 경주가 눈앞에 닥친 복합 위기에 흔들리고 있다. 급격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도시의 활력을 서서히 갉아먹고 있고, 안강읍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둘러싼 갈등은 수년째 봉합되지 못한 채 지역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여기에 기후변화와 노후 기반 시설로 인한 안전 문제까지 겹치면서, 경주는 지금 '구조적 대전환'이라는 거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 인구 25만 붕괴 위기… 청년은 떠나고 '초고령화'만 남았다
경주의 가장 큰 위협은 단연 인구 유출과 가파른 고령화다. 신경주역세권 등 일부 지역의 개발로 숨통이 트이는 듯했으나, 장기적인 인구 감소세와 25만 선 붕괴 우려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실제로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29%에 육박하며 뚜렷한 초고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 지역 경제의 버팀목이 되어야 할 청년층은 일자리 부족을 이유로 경주를 떠나는 추세다. 이 여파로 황오동과 성건동, 동천동 등 구도심은 심각한 상권 공동화를 겪고 있으며, 특정 택지지구와의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까지 낳고 있다.
■ 멈추지 않는 갈등의 도화선… '안강 산폐장' 논란
경제·사회적 갈등의 최전선에는 안강읍 두류리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 문제가 버티고 있다. 수년간 이어져 온 주민과 사업자 간의 마찰은 최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에서도 뾰족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재심의'를 반복하며 피로감을 높이고 있다.
환경 오염과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는 주민들의 반발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지만, 행정 기관은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어 오히려 주민 간 갈등의 골만 깊어지는 모양새다.
■ 기후·재난 시대의 불안한 방어망… 노후 저수지와 안전 사각지대
안전 분야의 경고등 역시 예사롭지 않다. 과거 지진의 상처를 안고 있는 경주는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세워진 오래된 저수지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시가 안전등급 D등급 이하의 취약 저수지들을 집중 점검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기후변화로 예측하기 힘든 극한 호우가 잦아진 요즘 완벽한 방어망을 구축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수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도심과 다중이용시설의 특성,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의 특수성이 맞물리면서 교통 및 보행자 안전망 전반에 대한 촘촘한 점검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단발성 대책 넘어선 종합 마스터플랜 필요해"
전문가들과 지역 시민사회는 경주가 마주한 이 복합 위기를 극복하려면 단기적인 처방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관광 산업 의존도가 높은 단조로운 경제 구조를 벗어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환경·안전·인구 문제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짜야 할 때다. 천년고도의 명예와 시민들의 일상을 동시에 지켜내기 위한 과감한 결단과 혁신적인 행정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