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를 교육의 매개체로… 이형주 교수, 코트에서 연구실까지 이어가는 20년의 교육

한기범농구교실 단장·대학 강의·운동수행연구소까지… “제 실력은 잘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지도력입니다”

농구는 스포츠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사람을 만나고 성장시키는 교육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 한기범농구교실 단장으로 활동하며 대학 강단과 농구 현장을 오가고 있는 이형주 교수는 지난 20여 년간 이러한 생각을 자신의 교육과 연구에 담아왔다. 현재 가천대학교와 건국대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이형주 교수는 엘리트 선수 출신이 아니다. 그럼에도 농구 지도자로서 꾸준히 현장 경험을 쌓았고, 2015년에는 농아인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다. 그는 자신의 지도 철학에서 선수 경력이나 개인적인 경기 수행능력보다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교수는 “저는 뛰어난 선수 출신이 아닙니다. 그래서 오히려 학생이 왜 어려워하는지, 어떤 설명을 해야 이해하는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쉽게 농구를 배울 수 있는지를 계속 고민해 왔습니다”라며 “저에게 실력이란 단순히 농구를 잘하는 능력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지도자의 실력은 학생이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가르치는 능력입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농구를 매개로 교육 활동을 이어온 시간도 어느덧 20년에 이른다. 2015년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농구를 활용한 유아체육의 이론과 실제를 주제로 강의하며 자신의 지도 경험을 해외 현장과 공유했다. 이후 중앙대학교와 경기대학교의 생활스포츠지도자 연수 과정 등을 통해 예비 체육지도자 교육에도 참여하며 농구뿐 아니라 트레이닝과 지도 실무에 관한 경험을 전달해 왔다.

이 교수의 교육에서 중요한 또 하나의 키워드는 ‘소통’이다. 그는 농구 자체가 교육이라기보다 농구를 통해 형성되는 관계와 공감대가 교육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한다. “농구는 본래 스포츠입니다. 하지만 농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학생과 지도자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가까워진 관계 속에서 교육의 중요성이나 삶의 방향, 노력과 책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면 농구만큼 좋은 교육의 도구도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생각은 한기범농구교실 운영에도 이어지고 있다. 기술을 습득하고 경기에 승리하는 것만을 목표로 삼기보다 농구를 통해 학생들이 소통하고 도전하며 실패와 성공을 경험하는 과정 자체에 교육적 의미를 두고 있다.

대학원 진학 역시 그에게는 새로운 전환점이었다. 현장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을 지도한 경험을 학문적으로 설명하고 검증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석·박사과정을 거쳤고, 이후 대학 강단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최근에는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에도 지원하는 등 새로운 교육 환경에 계속 도전하고 있다. 

이 교수는 “여전히 학력이나 선수 경력, 출신 배경 등 여러 기준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기준을 이야기하기보다 제 분야에서 꾸준히 실력을 쌓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고라는 평가를 받기보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지도자이자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현장에서 시작된 질문은 자연스럽게 연구로 이어졌다. 이 교수는 농구를 중심으로 운동수행과 지도방법, 훈련환경 등에 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농구 관련 연구논문을 30편 이상 발표하고 4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또한 농구 현장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특허와 지식재산 활동을 이어가며 지도 경험을 연구와 실제적인 결과물로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이형주 운동수행연구소’​를 만들었다. 운동수행연구소는 거창한 실험실보다 ‘현장에서 발견한 작은 질문’을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농구공과 슈팅, 드리블, 시각적 단서, 훈련도구, 지도자의 언어와 교육방법 등 실제 스포츠 현장에서 마주하는 문제를 관찰하고 이를 연구로 검증해 다시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 연구소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온라인에서의 변화도 시작했다. 최근에는 여러 온라인 공간에서 사용하던 대화명과 활동명을 자신의 이름을 중심으로 정리하면서 연구자이자 교육자로서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논문이나 학술대회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이 연구하는 주제와 교육방법, 현장에서 얻은 아이디어와 경험을 보다 쉽게 공유하기 위해서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결국 ‘잘하는 사람’과 ‘잘 가르치는 사람’은 반드시 같은 의미가 아니라는 점이다.

“저는 실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말하는 실력은 지도의 실력입니다. 학생이 왜 안 되는지를 발견하고,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실제로 변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지도자로서 제가 보여드려야 할 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 출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약점으로 두기보다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이유로 삼았고, 현장의 경험을 연구로 연결했으며, 다시 그 연구를 학생들에게 돌려주는 길을 선택했다. 한기범농구교실의 코트에서 대학 강단으로, 대학 강단에서 연구실로 이어지는 이형주 교수의 활동에는 하나의 공통된 질문이 자리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농구를 더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더 잘 배울 수 있을까.’

이형주 교수는 앞으로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현장에서 찾겠다는 계획이다. 농구를 가르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농구를 통해 사람과 소통하고, 연구를 통해 더 나은 지도방법을 찾으며, 그 결과를 다시 교육 현장에 돌려주는 것. 그것이 그가 생각하는 농구교육이자 앞으로 운동수행연구소를 통해 이어가고자 하는 방향이다.

#사진 - 이형주 교수, 이형주 운동수행연구소 제공

[사진] 한기범농구교실 단장·대학 강의·운동수행연구소까지… “제 실력은 잘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지도력입니다”
작성 2026.09.20 08:46 수정 2026.09.2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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