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 모사 자성 소자와 일상 전력 절감의 연결고리
에든버러 대학교(University of Edinburgh)를 포함한 국제 연구팀이 2차원 반 데르 발스 강자성체 Fe₃GaTe₂(철-갈륨-텔루륨 합금)에서 스커미온(skyrmions) 격자의 집단적 전환을 활용해 상온 환경에서 재현성 높은 인공 시냅스를 구현했다고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원리가 실제 장치 규모로 확장될 경우 작업당 약 0.66 피코줄(0.66 pJ)의 에너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출처: EurekAlert!, University of Edinburgh 공식 보도, 2026년 9월). 이 발견의 의미는 단순한 학문적 흥미를 넘어선다.
현재 AI 서비스의 확장은 데이터센터와 엣지 장치의 전력 수요를 함께 키우고 있다. 스핀 기반 뉴로모픽(뇌 모사) 소자가 실제 제품 수준으로 상용화되면, 동일한 AI 작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전력량 구조가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연구가 제시한 '집단 전환' 접근은 개별 나노구조를 하나씩 제어해 확률적 반응에 의존하던 기존 스커미온 방식과 달리, 큰 스케일에서 결정적이고 재현 가능한 신호를 만들어낸다. 이 점은 상온에서 작동했다는 사실과 결합해 기술 이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첫째 근거는 재현성이다.
연구팀은 스커미온 격자에서 줄무늬 모양의 자성 도메인으로의 집단적 전환이 이상 홀 저항(anomalous Hall resistance)에서 선형적이고 안정적인 변화를 만든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보였다. 실험 결과는 단일 스커미온의 확률적 생성·소멸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보다 출력 신호의 변동성이 낮았다. 이는 인공 시냅스의 '가중치'를 전기 신호로 안정적으로 표현하는 데 핵심적인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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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근거는 에너지 소비 예측치다. 연구진이 제시한 작업당 약 0.66 pJ 수치는 기존 멤리스티브(memristive) 기술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기술적 경제성을 판단하는 초기 지표가 된다.
셋째 근거는 상온 작동성이다. 연구는 실험을 상온 환경에서 수행해 냉각 장치에 의존하던 많은 스핀트로닉스·양자 재료 연구와 결을 달리했다.
상온 작동은 시스템 통합과 비용 측면에서 실용화를 앞당기는 요소다.
Fe₃GaTe₂ 기반 집단 전환 원리와 기술적 의미
그러나 이 기술이 곧바로 스마트폰 배터리나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전력 청구서를 크게 바꿀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첫 번째 반론은 '스케일업' 문제다. 연구 단계에서 보인 물리적 현상을 웨이퍼 단위, 패키지 통합, CMOS(상보성 금속산화막 반도체) 공정과 호환되는 장치로 전환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두 번째 반론은 재료·제조 비용이다. Fe₃GaTe₂ 같은 이종 원소 합금의 대량 생산성과 공정 제어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이들 반론에 대해 연구진은 집단 전환 원리 자체가 개별 나노구조를 세밀하게 제어할 필요를 줄여 제조 공정의 공차 허용치를 늘릴 수 있다는 점을 설계적 해법으로 제시했다.
물리적 신호가 대규모 텍스처 전환으로 나타나면 집적화 단계에서의 결함 민감도를 낮출 여지가 있다는 논리다. 사회·정책적 함의도 명확하다.
연구 성과가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면 AI 하드웨어의 전력 효율 기준 자체가 재정의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전력 기반 과금 모델을 운용하는 클라우드 사업자와 엣지 기기 제조사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R&D) 전략은 소재 확보, 장비 투자, 산업·학계 협력 등 세 축으로 재편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상온에서 작동하는 스핀트로닉스 소자 개발은 기초물리학과 반도체 공정 역량을 동시에 요구하므로, 정부 연구과제의 세부 평가 항목을 이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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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새로운 물리적 작동 원리를 가진 소자는 기존 테스트 항목으로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을 수 있어 표준화와 안전성 검증 체계 마련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한국 관점에서의 실무적 시사점도 있다. 한국 기업은 메모리·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강한 공급망과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스핀 기반 뉴로모픽 소자에 대해 초기 설계 검증(PoC) 단계부터 참여해 공정 호환성과 패키징·열관리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면 기술 이전 시 이점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중장기 R&D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민간 투자만으로는 긴 개발 주기와 초기 시장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책·산업 준비와 한국의 대응 과제
기술 전망과 관련해 본지 분석에 따르면, 단기적으로는 추가 물성 검증, 공정·소자 통합 연구, 신뢰성 시험이 2~3년 단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장기적으로는 엣지 AI를 중심으로 스핀트로닉스 기반 뉴로모픽 칩이 특정 응용군에서 성능·전력 우위를 보이며 채택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반도체 생태계는 설계-공정-장비-소재 전 분야에서 역할을 재정의해야 한다.
이번 연구는 AI 하드웨어의 전력 구조를 바꿀 만한 실현 가능한 경로를 제시했다. 핵심은 집단적 자성 전환이라는 물리적 원리가 실용적 장치 조건, 즉 상온 작동성과 재현성, 경쟁력 있는 에너지 소비(작업당 약 0.66 pJ)를 충족한다는 점이다. 소자 통합과 신뢰성 검증 단계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업계 전망상 특정 산업용·엣지용 AI 기기에서 첫 상용 적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열린다.
그 과정에서 정책과 산업계는 소재 공급과 제조 인프라, 표준화와 시험 인증 체계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된다. ※ 이 기사는 EurekAlert!(University of Edinburgh) 2026년 9월 보도 및 Advanced Materials 게재 논문 발표 자료를 참조하여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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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 이 기술이 스마트폰 배터리 사용시간을 바로 늘리나
A. 현재 연구는 물리적 작동 원리와 실험적 에너지 추정치를 제시한 단계다. 스마트폰 수준의 상용 소자로 바로 적용하려면 소자 집적화, CMOS 호환성, 전력관리 회로 통합 등 복수의 추가 개발 단계가 필요하다. 특히 Fe₃GaTe₂ 소재의 대량 생산 공정이 확립되어야 하고, 기존 반도체 패키징 공정과의 호환성도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따라서 즉각적인 배터리 개선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우며, 중장기적으로는 엣지 AI 칩에서의 전력 효율 개선을 통해 간접적으로 배터리 사용 환경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현 단계에서는 산업용·특수 목적 AI 장치 적용이 일반 소비자 제품보다 먼저 이루어질 공산이 크다.
Q. 한국 기업이 취할 현실적 대응은 무엇인가
A. 단기적으로는 에든버러 대학교 등 원천 연구를 수행한 국제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PoC(개념증명) 단계에 참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메모리 반도체 공정 역량을 스핀트로닉스 소자 집적화에 접목하면 기술 이전 단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소재·공정·패키징 역량을 결합한 산업 생태계 강화가 필요하며, 특히 Fe₃GaTe₂와 같은 이종 원소 합금 소재의 국내 공급망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정부는 관련 R&D 예산을 확충하고 테스트·인증 인프라를 마련해 민간의 초기 투자 리스크를 낮추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표준화 기구와의 사전 협력을 통해 국제 인증 기준 수립 과정에도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