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통사정하지 말라


영화 대부(代父, Godfather)의 초반에 주인공 말론 브란도(Marlon Brando)가 결혼식장에서 내뱉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지”라는 한 마디는 최고의 명대사로 손꼽힌다. 단순한 협박이 아니라, 상대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겠다는 협상의 본질과 영향력의 핵심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마피아의 두목은 어떤 경우에도 통사정하지 않는다. 반대로 당당한 모습으로 상대방이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제발 선처해 주십시오” 등등의 통사정은 힘없는 못난이 중에서도 가장 못난이들이나 하는 짓이기 때문이다.

 

<이미지:AI image.antnews>

실제로 통사정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다. 예를 들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전쟁에서 열세에 몰린 팔레스타인의 지도자 하마스(Hamas)가 이스라엘의 네타냐후(Netanyahu) 총리 앞에 무릎을 꿇고 제발 살려 달라고 통사정한다고 가정해 보자. 얻는 것이 많을까, 잃는 것이 많을까? 또 우크라이나 젤렌스키(Zelensky) 대통령이 전세가 불리하다고 해서 러시아 푸틴(Putin) 대통령을 찾아가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통사정한다고 가정할 때 얻는 것이 많을까, 잃는 것이 많을까? 바보라도 그 결과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인조(仁祖)가 삼전도(三田渡)에서 청태종(淸太宗)에게 3번 무릎을 꿇고, 9번 머리를 조아리는 삼궤구고두례(三跪九叩頭禮)를 하고 살려달라고 통사정했을 때를 생각해 보라. 그런 인조의 굴욕적 통사정으로 조선이 얻었던 것은 무엇이었는가? 바로 청나라의 신하국이 되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인조가 통사정하여 얻은 것은 신하국이라는 불명예와 매년 엄청난 공물을 바치는 것뿐이었다.

 

이런 치욕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최선의 대비책은 무엇일까? 바로 힘을 기르는 것이다. 구식 무기인 칼이나 활로 무장한 병사는 총(銃)으로 무장한 병사 앞에서 맥없이 무너지고, 총으로 무장한 군대는 대포로 무장한 군대 앞에서 맥없이 무너지고 만다. 인류 역사를 통해 볼 때 강자가 약자를 집어삼키는 이런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원칙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 물론 앞으로도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듯, 역사에는 절대적 정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승자의 정의가 있을 뿐이다. 쉽게 말하면 “정의를 부르짖는 자는 힘없는 약자이고, 승리를 부르짖는 자는 힘있는 강자”이다. 미국의 독립운동가 패트릭 헨리(Patrick Henry)는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Give me Liberty, or give me Death!)”고 외쳤다. 그러나 미국인들에게 독립을 안겨주었던 결정적 계기는 독립전쟁에서의 승리였지 그런 연설이 아니었다. 만일 독립전쟁에서 졌더라면 그런 명연설을 천만번 했어도 독립은 쟁취되지 않았을 것이다.

 

개인이든 국가든 어떤 경우에도 비굴한 모습으로 정의를 외치면서 통사정하지 말아야 한다. 상대방 스스로 우리와 손잡는 것이 그들에게 더 이익이 된다고 느끼도록 당당하게 제안하라. 그런 당당한 제안을 할 입장이 못되면 식민지가 되고 노예가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힘없었던 아프리카 후진국들이 수천만 번 하나님에게 통사정을 하고 도와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지만 선진국의 총칼 앞에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우리도 팔만대장경을 만들어 부처님의 힘으로 몽골군을 물리쳐 달라고 민관이 합심하여 수천만 번 기도했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이는 앞으로도 영원히 변함이 없을 것이다.

 

조상의 음덕(蔭德)으로 몰려오는 적군을 물리칠 수는 없는 것처럼 부처님의 힘으로도, 예수님의 힘으로도, 그 어떤 정신적, 신앙적 힘으로도 결코 총칼로 중무장한 막강한 적군을 맨손으로 물리칠 수는 없다. “미친개에게는 뭉둥이가 약”이라는 말이 있다. 미친개에게는 부처의 힘도, 예수의 힘도 아무 소용이 없다. 오직 몽둥이(힘)로 제압하는 길 뿐이다.

 

갈수록 이 땅의 여러 곳에서 미친개들이 날뛰고 있다. 그런데도 말로만 타협하자고 외치는 얼빠진 자들이 많은 듯하다. 핵 개발에 올인하고 있는 김정은에게 말로 타협하자고 나서는 것이 옳다고 믿는 얼빠진 자들이 아직도 이 땅에 있단 말인가? 상위 1%에 속해 있으면서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는 정치인과 공사직(公私職) 고위층들이 1원 한 푼도 연봉을 양보할 수도 없고, 누리고 있는 특권도 빼앗길 수도 없다고 목숨 걸고 투쟁하는 나라가 과연 일류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단 말인가?

 

“힘없는 정의는 불의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아직도 김정은이에게 돈이나 바치고, 중국 권력자들에게 “세세(谢谢, xiè xie)”하며 아부 떨겠다는 미친놈들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다. 이는 수천 년 역사를 통해 검증되고 또 검증된 사실이다. 대한민국이여, 오천만 국민이여, 제발 잊지 말자. “힘없는 정의는 힘있는 불의의 먹잇감일 뿐”이고, 내가 믿고 받드는 신앙적 위력은 남의 강력한 물리적 군사력 앞에 맥없이 무너질 뿐”이라는 사실을.

 

 

-손 영일 컬럼 



작성 2026.08.26 09:16 수정 2026.08.2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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