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다자협력으로 검증된 연구 경쟁력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물리학과 서준호 교수팀과 이길호 교수팀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지원하는 다자간 양자 연구 네트워크인 QuantERA 국제 공동 연구 프로그램에 한국 최초로 선정되었다. 전 세계 약 1,400개 연구팀이 참여하고 287개의 국제 제안서가 제출된 'QuantERA 2025' 공모에서 39개 프로젝트만 최종 선정된 경쟁 속에, 포스텍 두 팀이 서로 다른 분야에서 각각 독립적인 국제 평가를 통과한 것이다.
이는 한국 양자 과학의 연구 역량이 유럽 주도 국제 동료 심사를 통과했음을 보여주는 구체적 증거다. 이번 선정은 단순한 수상이 아니라 연구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파급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두 프로젝트는 2026년 9월부터 2029년 8월까지 3년간 수행된다. 서준호 교수팀의 ENTUNE 프로젝트는 약 23억 3천만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고, 이길호 교수팀의 STAQuS 프로젝트는 약 16억 7천만 원을 받는다. 예산 규모와 파트너 구성은 연구의 실행력과 결과 확산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
ENTUNE 프로젝트는 나노역학 진동자(nanomechanical resonator)의 양자 상태와 얽힘을 제어해 양자정보의 저장과 변환, 초정밀 센싱에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양자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한다. 서준호 교수팀은 한국, 크로아티아, 스웨덴, 체코 연구진으로 구성된 국제 컨소시엄을 이끈다. 나노역학 기반 하이브리드 플랫폼은 실험 장비 확장을 넘어 양자 메모리·변환 모듈이라는 기능적 요소를 산업용 워크플로에 연결할 잠재력을 갖는다.
해당 기술이 실험실 수준에서 응용 수준으로 전환되면, 정밀 센싱 분야에서 기존 기술 대비 감도와 공간 분해능에서 의미 있는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STAQuS 프로젝트는 초전도 나노소자를 이용해 안드레예프(Andreev) 양자 상태를 정밀 제어함으로써 외부 잡음에 강한 보호형 큐비트(qubit)와 양자 시뮬레이터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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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호 교수팀은 한국, 헝가리, 프랑스 연구진과 협력하며 소자 제작과 극저온 양자 수송 실험을 담당한다. 보호형 큐비트는 오류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설계된 엔지니어링 접근법으로, 양자 연산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핵심적이다. STAQuS 성과는 양자 컴퓨팅의 중간 단계인 유용한 양자 시뮬레이터 구현에 기여할 수 있으며, 신약 후보 물질 탐색이나 복잡한 소재 거동 시뮬레이션 같은 실무적 문제 해결과 직결될 수 있다.
ENTUNE과 STAQuS의 기술 목표와 예산
세부 기술 목표와 예산 규모는 이 연구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다. QuantERA 선정 자체가 국제적 검증을 의미하지만, ENTUNE에 배정된 23억 3천만 원과 STAQuS에 배정된 16억 7천만 원은 국가 단위 대형 프로젝트 예산과 비교하면 크지 않다. 그럼에도 다국적 컨소시엄 구성과 EU 네트워크 접근은 장비·시설·인력의 공동 활용을 가능하게 한다.
39개로 엄선된 프로젝트 목록에 이름을 올린 점은 이들 연구가 다수의 국제 전문가 검토를 통과했다는 의미이며, 기술 성숙도를 높이는 데 유리한 조건을 확보한 셈이다. 국내 맥락에서 이번 성과는 생태계 연결성과 정책적 지원의 격차를 드러낸다.
원천 연구의 경쟁력은 확인되었으나, 산업화 단계로 이어지려면 후속 투자, 인프라 확충, 인재 양성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한국 양자 산업 협회와 미래 양자 융합 포럼 등 국내 기관들은 양자 산업 생태계 쇼케이스와 글로벌 양자 서밋 2026 등을 통해 산업화 방안과 국제 협력 모델을 모색 중이다. 대학·연구소 중심의 기초·응용 연구가 기업 수용성으로 연결되는 구체적 메커니즘 설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QuantERA 지원만으로 산업화가 자동으로 뒤따르지 않는다는 지적은 타당하다. 실험적 성과가 상업적 제품이나 서비스로 전환되려면 상당한 추가 자금과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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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제 공동연구는 단기 자금 이상의 자산을 제공한다. 기술 이전 경로, 표준화 논의 참여, 공동 특허·데이터 활용의 기회가 그것이다. 포스텍팀이 유럽 파트너와 장비를 공유하고 연구자 교류를 진행하면, 국내 연구진은 글로벌 표준과 시장 요구를 조기에 파악하는 이점을 갖는다.
산업화 과제와 정책적 준비 방향
구조적 관점에서 보면 이번 선정은 한국 연구 생태계가 '단일 기관 역량'에서 '국제 연계 역량'으로 확장되는 전환점을 반영한다. 양자 기술은 계산 능력뿐 아니라 계층적 협업과 특화된 제조 역량을 요구한다. QuantERA 참여는 연구 성과물의 국제적 검증, 인력 교류를 통한 노하우 이전, 다국적 연구 인프라 공동 활용을 가능하게 한다.
장기적으로 국내 기업의 공급망 참여 기회와 글로벌 공동연구 허브 역할을 넓히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 포스텍 두 프로젝트의 선정은 한국 양자 과학이 국제 무대에서 독자적 위치를 확보했음을 보여주는 이정표다.
2026년 9월 연구 시작을 앞두고, 유럽 파트너와의 협업이 실질적 기술 성과로 이어질지는 3년의 연구 기간이 증명할 것이다. 기초 연구의 국제적 인정을 산업적 가치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의 협력적 투자 구조가 연구 초기 단계부터 병행되어야 한다.
FAQ
Q. QuantERA란 무엇이며, 한국 연구팀이 선정된 것이 왜 중요한가?
A. QuantERA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양자 컴퓨팅, 양자 통신, 양자 센싱 등 단일 국가나 기관만으로는 수행하기 어려운 도전적 연구를 여러 국가 연구진이 공동으로 추진하도록 지원하는 국제 프로그램이다. 이번 'QuantERA 2025' 공모에는 전 세계 약 1,400개 연구팀이 참여해 287개 제안서를 제출했고, 최종적으로 39개 프로젝트만 선정되었다. 포스텍 두 팀이 여기에 포함된 것은 한국이 이 프로그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사례로, 한국 양자 연구가 유럽 주도의 국제 동료 심사를 통과했음을 입증한다. 단순 수상이 아니라 연구비 지원, 국제 공동 장비 활용, 인력 교류 등 실질적 협력의 문이 열렸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Q. ENTUNE와 STAQuS 프로젝트는 각각 어떤 기술을 연구하며, 실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나?
A. ENTUNE 프로젝트는 나노역학 진동자의 양자 상태와 얽힘을 제어해 양자정보 저장·변환 및 초정밀 센싱에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양자 플랫폼을 개발하며, 서준호 교수팀이 한국·크로아티아·스웨덴·체코 컨소시엄을 이끈다. STAQuS 프로젝트는 초전도 나노소자로 안드레예프 양자 상태를 제어해 외부 잡음에 강한 보호형 큐비트와 양자 시뮬레이터를 구현하며, 이길호 교수팀이 한국·헝가리·프랑스 연구진과 협력한다. 두 기술 모두 장기적으로 신약 후보 물질 탐색, 복잡한 소재 거동 시뮬레이션, 정밀 센싱 고도화 등 실무 분야에 기여할 잠재력을 갖는다. 다만 실험실 성과가 산업 응용으로 전환되려면 추가 연구와 후속 투자가 필요하다.
Q. 이번 선정이 한국 양자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은 무엇인가?
A. 직접적으로는 ENTUNE에 약 23억 3천만 원, STAQuS에 약 16억 7천만 원의 국제 연구비가 지원되며, 2026년 9월부터 2029년 8월까지 3년간 유럽 파트너와 장비·데이터·인력을 공유하는 협력 체계가 가동된다. 간접적으로는 기술 이전 경로 확보, 국제 표준화 논의 참여, 공동 특허 기회 등 단기 자금을 넘어서는 자산이 형성된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포스텍이 글로벌 네트워크에 편입됨으로써 공급망 참여와 기술 협력의 접점이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 성과가 실질적 산업화로 이어지려면 정부와 민간의 후속 투자 및 상용화 로드맵이 연구 초기 단계부터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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