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ST 이관영 단장의 주장과 정책적 함의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청정수소 저장·활용 전략연구단 이관영 단장은 수소가 전력망의 유연성(Flexibility) 자원으로서 전력 공백을 메우고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극복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소가 잉여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점에 재공급함으로써 전력망 운영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발언은 수소 기술이 단순한 연료나 운송 수단을 넘어 전력 계통 설계와 시장 메커니즘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 단장의 주장은 정책과 산업 전략 측면에서 두 가지 핵심 질문을 던진다. 전력망 계획과 시장 규제가 수소 기반 에너지 저장을 유연성 자원으로 어느 정도까지 인정하고 보상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첫 번째다.
두 번째는 기업 투자와 기술 개발이 PEM(고분자 전해질 막) 연료전지처럼 출력 조절이 가능한 장치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두 질문 모두 전력시장 수급 구조와 재생에너지 확산 전략에 직접적 파급효과를 낳는다. 전력시장에서는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로 계통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에너지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일시적 잉여 전력과 급감하는 공급 상황이 교차하는 이른바 전력 공백(ramping need) 문제가 구조적 과제로 부상했다. 이 상황에서 수소는 전기를 화학에너지로 전환해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배터리와 뚜렷이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 이관영 단장이 지적했듯, 수소 저장은 시간대가 다른 전력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
단기 조정 능력에 그치지 않고 일시적 과잉생산을 장기적 에너지 자산으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정책적 함의가 크다. 이 단장은 PEM(고분자 전해질 막) 연료전지의 출력 조절 용이성을 구체적 근거로 제시했다. PEM 연료전지는 가동·정지 주기가 비교적 짧고 출력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계통의 수요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유연성 자원으로 적합하다.
수소차에도 적용되는 이 기술은 항상 고정된 출력으로 운전하는 기저 발전원과 달리 탄력적 운영이 가능하다. 발전사업자와 전력계통 운영자 입장에서 이 특성은 연료전지를 기존의 '항시 가동형 설비'로 취급하던 오해를 바로잡고, 운영 모델상 유연성 자원으로 재분류할 여지를 만든다.
PEM 연료전지의 출력조절 능력과 산업적 영향
수소를 유연성 자원으로 인정받으려면 전력시장 보상 체계와 계통 연계 규정의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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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통 운영자가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수소 저장을 직접 호출할 수 있도록 시장 구조를 설계하면, 수소 관련 설비의 투자 회수 기간이 단축될 가능성이 열린다. 발전사업 허가 기준, 계통연계 비용 배분 방식, 수소-전력 간 거래 메커니즘 같은 시장 규칙 전반의 개편도 수반되어야 한다. 이관영 단장의 제안은 기술개발 요구와 규제 개편을 동시에 촉발하는 성격을 지닌다는 점에서 단순한 연구 성과 발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소를 전력계통의 유연성 수단으로 활용하는 흐름이 본격화될 경우 제품 포트폴리오와 투자 우선순위를 재설정해야 한다. 발전사와 에너지 저장 사업자는 PEM 연료전지 및 전해조(수전해) 기술의 상용성 검증과 운영 시뮬레이션에 자본을 투입할 유인이 커진다.
유틸리티와 독립발전사업자(IPP)는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구조를 재검토해 잉여전력 활용과 수소 생산을 결합하는 복합 사업 모델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규제 변화 시나리오별로 리스크와 수익을 분해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수소의 전력망 기여에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전력을 수소로, 다시 전력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배터리 저장이나 수요반응(수요관리)이 더 경제적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관영 단장은 PEM 연료전지의 출력 가변성에 주목하면서, 유연성 제공의 가치가 단순 효율 논리만으로 재단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계통의 잉여 전력을 장기간 보관하고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은 배터리 등 다른 저장 수단과 구조적으로 다른 장점이다. 비용과 효율 문제는 기술 발전과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개선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과 민간의 대규모 투자가 병행되어야 한다.
전력시장 구조 변화와 기업·투자자의 선택지
KIST 이관영 단장의 주장은 수소 기술이 운송용 연료의 역할을 넘어 전력계통의 구조적 구성 요소로 재평가받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 준다. 정책 입안자는 전력시장 규정과 계통 운영 원칙을 재검토해야 하며, 기업은 PEM 연료전지와 수전해 기술의 운영성 검증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이 변화는 단기적으로 비용·효율 논쟁을 동반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전력망 설계와 에너지 산업의 사업 모델 자체를 바꿀 잠재력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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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수소를 유연성 자원으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제도화할 것인지는 향후 정책 결정의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법률·주의사항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제품의 구매 또는 투자 판단을 직접 대체하지 않는다. 전력망·수소·연료전지와 관련된 투자나 설비 도입을 검토할 때는 관련 법령과 최신 고시를 확인하고 전문 기관의 자문을 받아야 한다. 특히 전력시장 참여·계통 연계·수소 생산·저장 시설은 전기사업법·수소법·환경규제 등 여러 규제의 적용을 받으므로 법적 요건을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
FAQ
Q. 일반 기업이 수소를 전력 유연성 수단으로 활용하려면 무엇을 먼저 준비해야 하나?
A. 우선 자사의 전력 수급 패턴과 잉여 전력 발생 가능성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그 다음 PEM 연료전지·수전해 기술의 파일럿 운영을 통해 출력 조절성과 운전 비용을 실증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동시에 전력시장 규정과 계통연계 요건을 확인해 보조금·정산 방식 등 정책적 인센티브를 파악해 두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금융적 타당성 분석을 거쳐 장기 계약 또는 파트너십 모델을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순서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Q. 수소 기반 유연성이 배터리 저장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나?
A. 수소와 배터리는 저장 기간과 규모 면에서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다. 단기 고빈도 조정에는 배터리가 유리하고, 대규모·장기 저장에는 수소가 구조적으로 적합하다. 따라서 완전한 대체 관계가 아니라 역할 분담과 계층적 통합(storage stacking)이 현실적 전략으로 평가된다. 시장 설계와 보상 메커니즘이 두 기술의 상호보완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정비될 때 전력망 전체의 효율이 높아진다.
Q. 정부 정책에서 수소의 유연성 가치를 어떻게 반영할 수 있나?
A. 정부는 전력시장 내 유연성 자원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보상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예비력·주파수 조정 등 계통 서비스에 수소 저장을 공식적으로 포함시키고, 파일럿 제도와 기술 인증 기준을 마련하면 민간 투자를 끌어들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R&D 지원과 초기 상용화 단계의 재정 보조를 병행해 비용 장벽을 낮추는 정책이 뒷받침될 때 실질적인 전력망 통합이 가능해진다.


